연출력과 묘사력 두루 갖춰
니시카와 미와 감독은 1974년 히루시마에서 출생한 젊은 감독이다. 와세다 대학 제일문학부를 졸업했다. 학생 때부터 영화제작을 꿈꾸다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 발탁되는 행운을 얻었다.
그 후 영화 ‘원더풀 라이프’에 스탭으로 참가하는 등 본격적인 영화활동을 시작한다.
영화적 경험을 다양하게 쌓은 후 2002년 감독으로 데뷔한다. 첫 작품은 일본 전형적인 가정의 붕괴를 블랙코메디 형식으로 카메라에 담은 ‘산딸기’다. 이 작품으로 그 해 마이니치 영화 콩쿨 각본상을 비롯해 다수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2003년에는 NHK를 통해 다큐멘터리와 가공의 드라마를 교차시킨 작품인 ‘지금은 벌거벗게 하고 싶은 남자들/미야사코가 웃을 수 없게 된 날’을 발표한다. 그녀는 이 작품으로 ATP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 후 니시카와 미와는 옴니버스 영화에 몇 번 참여했다. ‘유레루’는 4년만의 장편영화다.
니시카와 미와는 신인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심리묘사를 잡아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녀는 인간이 가진 다양한 모습과 이중적인 행동을 카메라에 옮기고 섬세하게 갈고 다듬어 스크린에 올린다. 그녀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자신만의 시각과 감각으로 영화에 표현한다는 점이다. ‘유레루’에서도 그녀의 장점이 십분 녹아있다.
다케루가 냉장고 문을 열고 그냥 나가는 장면이나 다리 위에서 인물들이 교차하는 장면 등은 그녀의 감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다리 위에서 세 인물이 교차하는 장면은 여러 가지 영화적 기법을 활용해 자칫 식상해질 수도 있던 장면을 아름답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오다기리 조와 카가와 데루유키의 면회 장면에서도 그녀의 장점이 잘 드러난다. 꼬박 하루가 걸렸다는 이 장면에서 미와 감독은 그녀가 가진 섬세한 관찰력을 관객들에게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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