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71m 세계 최고 마애좌불상… 유네스코 등록 유산
선(禪) 불교의 원류인 중국의 사찰과 불상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한국-중국 간 교류가 확대되면서 중국불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고 중국 성지순례를 찾는 발길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중국의 대표적인 성지인 중국 사천성 일대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성도(成都) 천부의 도시
인천공항을 찾은 필자의 마음은 그야말로 환희심으로 충만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성지인 사천성 일대를 순례하고, 낙산대불과 보현성지인 아미산 십방보현보살님을 친견할 생각을 하니 저절로 소풍을 가는 어린애처럼 가슴이 들떴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4시간가량 하늘을 날아서야 사천성(四川省) 성도쌍류(成都雙流)에 당도했다.
사천분지인 서부평원에 위치해 있는 성도(成都)는 중국 서남지구의 과학기술·무역·금융의 메카이며, 교통통신의 중추이다. 면적은 1만 2천4백 ㎢이며 인구는 9백60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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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원에서 기도를 올리는 불자. |
성도는 예로부터‘천부의 도시’라 불렸다. 물산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기후가 좋아 명승고적이 많이 나왔고, 전통공예도 발전했다. 흔히 성도를 일컬어 ‘펜더의 고향’ ‘유명한 역사 문화도시’ ‘천부의 전원풍경’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사천을 찾으면 그 말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천성은 삼국시대 촉나라의 도읍지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천성을 거니노라면 삼국지의 영웅호걸들이 곧잘 생각났다. 현재 성도는 서부의 정보기술 허브로 자리 잡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의 공장이 즐비하고 반도체 공장도 많다. 우리나라 모 기업 휴대폰 매장이 많아 우리나라인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국제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 아닐 수 없다.
# 문수원 문수보살의 사원
성도 시내를 경유해 필자는 성도시를 대표하는 불교사원인 문수원을 찾았다. 문수원은 문수보살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다. 당(唐) 대에는 묘원탑(妙園塔), 송(宋) 대에는 신상사(信相寺)로 불렸다고 한다. 명대에 화재로 인해 사원이 소실됐다가 청나라 때 다시 지어진 후 지금의 명칭으로 불리게 됐다.
사찰에는 3백여 개의 많은 귀중한 문화재와 경전이 있으며, 그 중 승려 당증의 두개골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1942년 남경에서 3조각이 발견돼 현재 한 조각은 남경에 있고, 다른 한 조각은 서안에 있으며, 나머지 한 조각은 당증이 출가한 곳이 성도라서 성도 문수원에서 소장하게 됐다.
문수원은 문수보살의 현현이 깃든 사원답게 장엄했다.
문수원을 거쳐 필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불상인 낙산대불을 친견하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민강(岷江) 쪽 암벽을 통째로 잘라내 새긴 마애석불로서 713년 창건된 링윈사의 본존미륵보살이다. 강이 해마다 범람을 했기 때문에 당 현종 때 승려 해통이 홍수와 재앙을 막기 위해서 양쪽 강이 합치는 지역에 불상을 세움으로써 호수와 재앙을 막았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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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원에서 부자(父子)불자가 향을 사르고 있다. |
수해를 막고 배가 무사히 지나다니기를 기원하며 90년이란 세월동안 낙산을 그대로 깎아 만들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지앤난(劍南)의 절도사 위고가 90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이 불상의 높이는 71m, 머리 너비만 10m에 달한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제일 큰 이 마애조각 좌불상은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 유산이다.
불상의 원석은 바위도 아니며 황토흙 종류인데 조각 도구로만 조각해야 할 정도로 단단한 황토 흙이라고 한다. 대불상이 옆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좌불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는데 우리 돈 약 2만원정도 든다는 것이다.
낙산대불은 보는 이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할 정도로 위엄이 있었고, 아름다웠다.
무후사는 삼국지의 유비현덕과 제갈공명의 묘가 안치되어 있는 사당이며 박물관도 있다. 무후사의 무후는 제갈공명이 죽은 후 시호인 충무호에서 따온 것으로 6세기 초 당시에 유비를 모신 조열묘와 나란히 세워졌다고 한다. 그 후 14세기 말에 무후사는 조열묘와 병합돼 현재의 정식 명칭은 한조열묘 이지만 주군인 유비를 능가하는 제갈량의 재덕을 기려서 지금까지도 이곳을 무후사라고 부른다.
국보 무후사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명소로 삼절(문장·서법·석각기술)로 이름이 높은 당비, 촉한시대에 유비를 받들 던 문, 무관 28인의 소상, 제갈량이 남쪽을 정벌할 때 낮에는 밥을 짓고 밤에는 두드려 정보를 보냈다는 제갈고, 유비의 묘인 혜능 등을 들 수 있다.
글·사진= 이한규 국장 lhk0108@jub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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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원 관음전 전경. |
http://www.bulgyonews.co.kr/news/1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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