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기구 상설화, 제도적 장지 마련 급선무
이주민노동자지원은 사회 환원적 측면과 포교적 측면에서 매우 비중있게 다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타종교에 비해 관심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내 거주 외국인, 특히 외국인노동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불교계에서도 법회 상담 무료진료 등 외국인노동자를 지원하는 단체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사찰이나 ngo 및 포교단체 별로 진행된 일련의 활동은 활동 자체가 지엽적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종단 내외부적으로도 외국인노동자지원과 관련된 활동에 대한 종합적인 인프라조차 갖춰져 있지 않다. 이에 지난 3월 조계종은 종단 차원에서 이주민노동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주민불교지원단체협의회를 구성했다.
이주민불교지원단체협의회(회장 보림, 이하 지원단체)가 지난 22일 한국불교역사기념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불교계 이주노동자 지원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3월에 이주노동자 문제 해법을 위해 그동안 이주노동자 지원사업을 벌였던 사찰과 포교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첫 번째 간담회를 개최한 후 여섯 달만에 모인 자리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3월 논의된 사항에 대한 진행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던 만큼 스님들과 각계 단체들은 기대를 갖고 있는 눈치였다. 하지만 3월 만남 이후 개진된 것은 지원단체 소속 간사를 채용한 것 외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이런 결과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종단 실무자들이 지원협회를 활성화하는데 경주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종단은 이주민불교지원단체간의 원할한 업무 교류 및 유대관계 형성을 첫 번째 과제로 생각하고 상호네트워크를 구축에 만전을 기했어야 했다.
그리고 두 번째 모임에서는 추진할 사업 방향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야 맞다.
하지만 지난 22일 있었던 간담회 자리에서의 지원협의회 모습은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채 종종걸음만하고 있는 꼴이었다. 지난 2006년에도 협의회가 구성돼 1,2회 가량 모임을 가졌지만 흐지부지 되버렸던 것을 감안할 때 협의회 운영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타진해 나가야 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포교단체 관계자들은 “종단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지만 이주민 지원사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종단이 주체가 돼 리더로서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다같이 호소했다.
이날 협의회는 △외국인 거주 주요지역의 사찰참여와 연대강화 △분야별 자원봉사자 결성 및 활동 △관련분야 승가인력 육성 및 확보 △외국인 참여에 필요한 프로그램 구축 등을 사업발전의 필요요건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불교계 출재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우선시 돼야 한다.
이주민 지원에 관해서 불교계가 ‘경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각 종단의 무관심과 이로 말미암은 스님들 및 신도들의 의식부족이 이주민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종단, 신도들의 무관심 속에서는 이주민노동자 지원과 관련한 재정난 해소와 자원봉사자 및 전문인력확보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현상은 제정과 자원봉사자의 수요와 공급을 총괄, 관리체제의 구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참가자들은 지적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교계는 외국인 인권센터, 쉼터 개설, 무료의료지원 등 대응책들을 마련했으나 결집력 부족이란 한계를 드러냈다. 바로 이주민 불교지원 단체 간의 네트워크 구축과 관리체계 확립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꽃 외국인 센터 김영섭 사무국장은 “체계적인 관리가 선행된 후에 전문인력 양성과 프로그램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민노동자를 포함한 국내 거주 외국인을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으로 지원해 이주민 포교에도 기여하려면 전담기구를 상설화하고 각 사찰과 연계토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외국인 한국문화체험행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경호 포교사는 “외국인문화체험행사 시 사찰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사찰과 연계한 행사 진행을 원할히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 될 때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불교지원단체의 재정이 안정될 수 있고 사찰과의 결연도 가능해진다. 또 지역별로 의료? 법률? 상담 등 불자 전문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면 불자들의 사회참여에 기회를 부여하는 동시에 불교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승현 기자 trollss@jubul.co.kr
http://www.bulgyonews.co.kr/news/13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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