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UN이 한국인의 혈통주의를 비판하면서 한국 내 이주노동자, 외국인 여성배우자 등의 인권문제를 집중 거론한 적이 있었다. UN 같은 국제기구조차도 한국사회에 만연한 외국인 노동자 등에 대한 차별과 인종 우월적인 관념에 주목하고 있다는 말이다.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 노동자의 수는 40여만 명에 이른다 한다. 또 이들 중 상당수는 불법 밀입국자거나 불법체류자로 알려져 있다. 이러니 임금체불, 불법해고, 인종차별 등 갖가지 차별과 인권침해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많은 종교단체가 이들을 돕고 이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나누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불교는 이들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에 있어 타종교에 비해 너무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재 외국인 노동자를 지원하는 전국 1백여 개 단체 중 90%이상이 기독교단체이다. 국내 이주노동자 대부분이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몽골 등 불교권 국가에서 온 사람들임을 감안하면 우려되고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5일 열렸던 ‘제174회 조계종 임시중앙종회’에서도 ‘이주노동자 포교대책’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도 “동남아지역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이 많이 와 있지만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갈 때 기독교로 개종해 돌아가는 일이 많다”, 또 “기독교는 불교국가에까지 선교단체들이 들어가 공략하고 있는데 우리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동남아노동자에게도 포교하지 않고 있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담당부서인 포교원은 예산부족 타령만 늘어놔 빈축을 샀다.
그동안 조계종은 여러 차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교계 차원의 지원방안을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일회성이거나 단편적인 것들이었지, 구체적 지원책이나 뚜렷한 포교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종단은 예산 탓만을 할 것이 아니라 이주민 포교전반에 대한 청사진을 만들고 이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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