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비구니 스님이 신정아 어머니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기자는 신정아 씨가 쓴 칼럼을 떠올렸다. 유년 시절 어머니가 자신에게 주었던 애뜻한 사랑이 그립다는 내용의 칼럼이었다.
취재 결과 이씨의 사기 행각은 사실로 드러났다. 그녀에게 당한 피해자들도 다른 자녀의 어머니가 대다수여서 씁쓸함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그녀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청과상 주인은 “자식의 대학 학비로 마련했던 돈을 빌려줬는데 그녀가 갚지 않아 속 썩은 건 말로 표현 못한다”며 돈은 받을수 있겠냐고 재차 기자에게 물어왔다.
고소를 하지않는 이유에 대해 그녀는 “딸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저도 엄마인데 사람으로서 어찌 그럴 수 있겠냐”며 씁쓸한 마음을 애써 감추는 듯 했다.
지난 11일 모 일간지를 통해 신씨는 체류자금을 어머니로부터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신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씨는 자신의 자녀를 위해 또 다른 어머니들의 혈전(血錢)을 착복한 것이 된다. 그것이 어찌 돈 뿐이겠는가. 피해자들의 모성에 흠집을 내는 일이 아닌가.
딸의 대학 학비로 쓰려고 마련한 피해자의 돈이 어떻게 쓰였을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피해자에게는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돈이지만, ‘에르메스의 여인’ 이라는 영예로운(?) 닉네임을 얻은 신씨에게는 그다지 큰돈이 아니었을 것이다.
모성애의 숭고함은 밭을 매다 굶주린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시골 아낙의 모습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이씨의 모성애는 참으로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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