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운영위법 준수하라” 조계사신도회 성토
“실승, 무차회와 야합 규탄” 교단자정센터 주장
조계사 주지 인사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는커녕 신도회가 공청회를 열고, 자정센터와 실승이 대립하는 등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조계사신도회(회장 이연숙)와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대표 김희욱, 이하 자정센터)는 지난달 28일 조계사 앞마당에서 청청교단을 위한 야단법석 첫째 마당으로 ‘사찰운영위원회 왜 중요한가’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사찰경영연구소 강성식 부소장은 ‘사찰운영위원회법과 사찰운영에 관한 발전적 제안’이라는 주제 발표문에서 “현 조계종단이 사찰운영위원법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아 사찰 운영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며 “총무원이 제정한 사찰운영위원회법을 준수하라”고 성토했다. 또 “사찰운영위원회법과 직영사찰법의 상충되는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부소장은 “사찰의 재정과 관련한 모든 사항은 사찰운영위원회의에서 논의돼 합리적인 재정운영과 투명성을 확보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종법”이라며 “사찰운영위원회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종법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기에 승려법에 따라 징계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부소장은 사찰운영위원회법 제1·2·3·6·7조에 적시된 사찰운영과 관련한 세칙을 들어 종법을 준수하지 않고 사찰을 운영하는 종단의 그릇된 행태를 지적하며 사찰운영위원회법이 사문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현실에 맞는 사찰운영위원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 사부대중의 공의에 따라 사찰이 운영될 수 있도록 사찰운영위원회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사찰의 예결산·불사 및 사업·재산처분과 운영에 대한 사항들을 의결해 사부대중의 공의에 따라 사찰이 운영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조계사 같은 경우 조계종총무원 직영 사찰이기 때문에 사찰위원회법과 직영사찰법 등 두 법이 동시에 적용되는 특성에 맞춰 상충되는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부소장은 “재산처분 및 사찰운영에 있어 조계사와 같이 사찰운영위와 같은 안정된 의결구조를 가지고 집행능력이 상존하는 사찰에 대해서는 직영사찰법의 형식적 적용이 사찰의 민주적 절차에 대한 기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승려법과 종무원법상 징계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직영사찰 주지의 임기를 보장해 사업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운영세부사항을 규정한 종령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도들의 요구는 사찰 구성원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이자 책임”이라며 “사찰의 공공성을 확대하고 재정의 안정화와 투명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부대중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계사 부지 토진스님에 대한 인사문제도 불거졌다. 자정센터는 지난달 28일 ‘불교개혁운동을 더 이상 욕보이지 마라’는 제하의 논평문을 발표하고 “실천불교승가회가 조계사 부지와 총무원장 종책 특보를 뒷거래해 불교 개혁정신을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자정센터는 논평문에서 “실천불교승가회 관계자들의 뒷거래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정치적 아합”이라며 “1986년 정토구현전국승가회 창립 이래 위태롭게나마 유지해왔던 승가개혁정신의 명맥마저 끊은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에 실천불교승가회(이하 실승)는 지난달 27일 긴급 임시집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수국사 주지 토진스님을 권고사직 했다. 실승은 29일에는 자정센터의 비판에 대한 해명 입장을 밝혔다.
실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회는 지난달 27일 회의를 통해 회원들의 동의 과정 없이 중요한 현안에 대해 입장을 견지한 스님들에 대해 그 책임을 물어 권고 사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중일·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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