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종교에 비해 불교계의 이주민 지원 사업은 아직 미숙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주민에 대한 불교계의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이주민 지원 단체를 설립하는 사찰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불교 이주민 지원사업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이주민 2세 ‘코시안’들과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숨죽여 살고 있는 이들을 껴안고 보듬어 주는 것이 부처님 법을 가장 잘 실천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안산 보문선원에서 이주민 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회장 보림스님은 불교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어야 할 사람들은 바로 코시안과 미등록 이주민들이라고 강조했다.
주로 한국인 남성과 아시아계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코시안들은 한국인과 다른 외모와 언어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소외계층이 되고 있으며, 미등록 이주민 노동자들은 소위 불법체류자라는 이유 때문에 국가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자비의 종교인 불교가 이들을 끌어안아야 된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이다.
아울러 스님은 그동안 이주노동자 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한 무허가 휘발유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이 죽거나 심하게 다쳤음에도 불법체류자란 이유로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했던 것이 가장 가슴아픈 일로 기억됩니다. 지금도 아무 죄 없이 수갑을 차고 끌려가는 미등록 이주민 노동자들을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야 할 때가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현재 조계종 산하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보림스님은 불교 이주민 지원 사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종단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주민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법적인 문제 등 번거로운 일이 많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예산입니다. 종단에서도 이주민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많이 부족합니다. 이주민들에게 불교계의 지원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종단차원의 예산지원과 함께 활동가 스님 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후건 기자 sa98@jubul.co.kr
http://www.bulgyonews.co.kr/news/1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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