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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민들이 희망을 전하는 '식량지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계속 이렇게 살다간 나도 굶어 죽겠구나 싶어서 고향땅에서 탈출했습니다. 지금도 북한에서는 굶주림에 시달려 자기 자식까지 잡아먹고 있는 끔직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먹는 밥 한 숟가락이라도 북한 어린이나 어르신들에게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있습니다”
굶주림과 독재를 피해 고향 땅을 버리고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들이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의 실정을 증언하고 20만톤 긴급식량지원을 눈물로 호소했다.
(사)좋은벗들(이사장 법륜)이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북한 주민 아사를 막기 위한 정부의 20만톤 긴급식량지원을 호소하는 새터민 기자회견’에서 탈북시인 최진이 씨와 개천 14호 정치범 수용소에서 탈출한 신동혁 씨 등 새터민들은 정치적 상호논리에서 벗어나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지원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군농촌경영위원회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이석철(가명, 2000년 탈북) 씨는 자신이 살던 함경북도 온성군의 식량사정을 예로 들며 “북한의 농토는 극심한 산성화와 비료부족, 비배관리의 허점 등으로 인해 날이 갈수록 토질과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김정일이나 그 체제만을 놓고 본다면 쌀 한톨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없지만 북한 동포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아니 보낼 수 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탈북시인이자 격월지 <림진강> 편집장인 최진이 씨는 “함경남도 고원군과 함흥시, 신흥군, 김책시, 강원도 천내군, 평양시 강동군 뿐만 아니라 황해남북도 지역에서도 아사자와 방랑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초기 현상이 재현되고 있는 것으로 이를 방치한다면 차후 제2의 북한 식량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미옥(가명) 씨가 자신이 겪었던 참혹한 북한 현실에 대한 증언인 ‘내가 경험한 식량난’을 발표한 데 이어, 김현숙(가명) 씨는 ‘인도적 지원에 대한 새터민들의 결의’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는 중국ㆍ미얀마 돕기에는 나서고 있지만 정작 같은 민족인 북한동포 돕기 운동은 하지 않고 있다”며 “도와줄 수 있는 데도, 식량을 보내줄 수 있는데도 지켜만 본다면 ‘살인마’와 다를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는 “정치적인 이유로 식량지원이 꺼려진다면 탈북자 단체가 직접 북한 주민에게 식량을 전달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북한 동포 식량지원을 촉구하는 새터민들의 호소문 ‘이명박 대통령님께 간절히 호소합니다’와 ‘존경하는 대통령과 정부에게 드리는 호소문’이 낭독된 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새터민들은 ‘희망을 전하는 식량지원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륜스님은 인사말과 마무리 연설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고유가 등 국내사정으로 인해 굶주리는 북한동포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다”며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저마다 촛불을 들고 나서지만 북한동포를 위해 촛불을 드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스님은 “자신을 못박아 죽인 사람들을 용서하라고 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행하는 기독교인들과 단 한명의 중생도 지옥에 남겨두지 않겠다는 지장보살의 서원을 외우는 불자들이 북한 동포를 외면한다면 진정한 종교인이라고 할 수 없다”며 “남북의 동포들이 서로 합심해 북한 대량아사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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