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스님 “수그러든 촛불, 어머니 마음으로 한번 더 기회 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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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8참회를 하고 있는 사부대중과 촛불시위 수배자 |
“즐겁게 뛰어놀며 공부할 나이의 여중생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오도록 못난 나라로 만든 허물을 참회하며 아흔 번째 절을 올립나다”
“민심을 천심으로 여기지 않는 대통령이 탄생하도록 제대로 주인 노릇을 못한 허물을 참회하며 아흔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16일 오후, 때 아닌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는 시국법회 추진위원회의 주관으로 광우병 쇠고기 파동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혼란한 현 시국을 바로잡기 위한 시국기도회가 열렸다.
이명박 정부의 촛불시위 탄압과 종교편향에 반대해 1천여명의 스님들이 참여했던 ‘7.4 시국기도회’를 이어가기 위해 열린 이날 기도회는 주권재민과 정교분리라는 헌법 정신을 수호하자는 열기로 가득찼다.
‘생명과 평화의 108 참회’에 앞서 조계사 부주지 도문스님은 여는 말씀을 통해 “쇠고기를 비롯해 독도 문제 등 현 시국은 큰 혼란에 빠져있지만 위정자들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수배자를 만드는 등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며 “이번 기도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있는 위정자들이 겸허히 반성하고 주권재민과 정교분리의 원칙이 지키지는 계기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어 진행된 108참회에서는 공권력에 쫓겨 조계사로 피신한 박원석 광우병대책위 상황실장을 비롯한 수배자 7명도 사부대중과 함께 국가 권력을 참회하고 생명평화를 기원하는 참회문을 외우며 108배를 올렸다. 이들은 또한 시국법회 추진위 공동위원장인 수경스님에게 연비를 받기도 했다.
연비의식이 끝난 후 시국기도회 발원문이 낭독됐다. 발원문을 통해 사부대중들은 “부처님이시여! 모든 종교, 모든 국민이 한 마음 한 몸으로 나라를 건지고, 헌법정신을 수호하는 보살이 되게 하소서”라고 기원했다.
수경스님은 이날 시국말씀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촛불 민심 앞에 두 번이나 무릎을 꿇고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했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촛불이 사그라지는 듯하자 수구적 퇴행의 모습을 노골화하고 있다”며 “지금 촛불민심이 자제하고 있는 것은 국가의 물리적 폭력에 항복한 게 아니라 나라의 주인된 자세로, 어머니의 마음으로, 어른된 마음으로 한번 더 기회를 준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이어 수경스님은 최근 자행되고 있는 종교편향 사태에 대해 언급하며 “사실 국토해양부의 지리 정보 안내 시스템에 조계사를 표시 안한 것 정도는 눈 하나 깜짝 않고 봐 줄 수 있지만 이 사람들(공직자들)이 그것을 모르고 우리를 바보로 아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시국법회를 통해 종교편향의 방식으로 자신의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의 뒤틀린 마음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도회의 모든 절차가 끝난 후 스님들과 수배자를 포함한 사부대중들은 조계사 대웅전을 세바퀴 도는 탑돌이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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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국법회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수경스님에게 연비를 받고 있는 박원석 광우병대책위 상황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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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국기도회가 끝난 후 탑돌이를 하고 있는 사부대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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