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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편향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현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전국 불교도가 한자리에 모였다. 8월 27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범불교도대회는 스님 1만명을 포함 20만 사부대중이 모여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
주요 종단 총무원장 참석… 전국 20만 불자 운집
오만·독선 사로잡힌 정부에 항의 메시지 연이어
“조치 없을 시 지역 불교 대회 등으로 확대” 천명
종교차별로 문제를 야기한 현 정부에 성난 불심의 철퇴가 내려졌다.〈관련기사 2·9면〉
범불교도 봉행위원회(상임위원장 원학)은 8월 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헌법파괴 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를 봉행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날 대회에는 조계종총무원장 지관·태고종총무원장 운산·천태종총무원장 정산스님·진각종통리원장 회정정사 등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이하 종단협) 산하 주요 종단 수장들과 전국 불교도 등 사부대중 20만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불교계의 종교편향 종식 의지를 대외에 천명한 이날 대회는 불교연합합창단 단원 1천여 명의 공연과 종교편향이 없는 나라를 바라는 서원지 달기 등 식전문화행사로 문을 열었다.
상임봉행위원장 원학스님은 이날 봉행사에서 “오늘 우리는 특정 종교·지역·계층을 넘어 대한민국의 주권자로 이 자리에 섰다”며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야단법석의 대회를 가지게 된 이유는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끝내기 위해”라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만해스님의 집필한 공약삼장을 인용하며 “우리는 결연한 행동과 진실한 참회·기도만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찬 이명박 정부를 성토하는 스님들의 연설도 이어졌다. 불교환경연대 대표이자 서울 화계사 주지인 수경스님은 이날 대회연설에서“이명박 대통령이 난폭한 주인이 노예 부리듯 국민을 대한다”며 “대통령 자신의 물론 ‘강부자’‘고소영’으로 표현되는 내각 구성원들은 온갖 탈법과 편법을 저지르면서 오늘의 부와 권력을 쌓은 사람들이다. 이들이 국민에게 ‘준법’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적으로 복종을 강요할 수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스님은 또 “이 대통령의 변신술은 참으로 용렬하다”면서 “촛불 정국때 두 번이나 국민 앞에서 사과를 한 일이 아직도 생생한데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돌변했다”고 비판했다.
태고종 교류협력실장 법현스님도 대회연설을 통해 삐뚤어진 권력을 불자들의 손으로 바로잡자고 주장했다. 법현스님은 “우리가 살아있음을 선언하기 위해 모였다”면서 “사람들을 갈라놓고 싸우게 하는 말을 향기롭게 해 주고, 당당하고 솔직하며 나와 너 우리를 평화롭게 하는 행동을 하도록 일깨우자”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을 규탄하기 위한 이웃종교의 연대도 이어졌다. 김광준 성공회 신부는 이날 연대사에서 “정부는 지난 6개월 동안 정권교체와 실용이라는 미명하에 정교분리의 원칙은 물론, 민주주의의 대원칙마저도 저버렸다”며 “언론을 장악하고, 개발논리에 집착하며, 종교편향까지 일삼고 있는 현실에서 종교인들은 또 다시 신앙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항거해야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연대사 이후에는 대회의 모인 모든 사부대중이 그간의 종교편향 사태를 참회하는 기도를 진행했다.
참회 기도를 마친 후에는 결의문과 국민에게 드리는 글·발원문 낭독이 이어졌다. 대회 참가자를 대표해 결의문을 낭독한 선원대표 지환스님은 “작금 봇물처럼 터지는 공직자들의 종교차별 사태와 대통령의 방조는 종교차별 금지와 정교분리를 명시한 헌법을 훼손하고 국민화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국면에 이르렀다”며 “우리는 대통령에게 진정으로 상생의 바른 정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지환스님은 이어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대통령의 성의 있는 조치가 없을 경우 불퇴전의 정신으로 지역별 범불교대회로 우리의 항거를 확산해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태종사회부장 경천스님도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오늘 범불교도 대회는 불교인이 그동안하지 못한 사회적 역할을 자각하고 참회하는 장”이라며 “종교평화는 우리사회 소중한 가치인 만큼 모든 종교인, 국민 여러분의 지혜와 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회를 마친 참가 사부대중은 종교차별 금지를 위한 거리 행진을 펼쳤다. 만장 5백여 기를 앞세운 행렬에는 각 종단 총무원장들을 비롯해 학인스님·불자까지 모두 참석해 진행됐다. 서울시청- 태평로-세종로사거리-종각을 거쳐 우정국로에 모인 참가 사부대중은 회향의 자리를 가지고 평화롭게 대회를 마무리 했다.
신중일·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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