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서로돕기 대규모 방북… 백두산서 법회 봉행 통일염원
“민간단체 간 지속적 교류 통해 대북채널 살려야” 한 목소리
지난 7월 금강산 관광객이 피격 사망하면서 경색됐던 남북교류가 종교·민간단체의 잇따른 대규모 방북으로 호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는 민간 차원의 대북 교류·협력이나 인도적 지원을 제약해 왔던 정부의 대북정책기조를 바꿔 민간단체들의 대규모 방북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한반도의 위기가 최고조에 달해 있고 정부 당국 간 대화가 단절돼 있는 상태에서 종교계를 비롯한 민간단체 간 교류를 통해 대북 채널을 열어둬야 한다는 중론이 모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결과 대북지원민간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공동대표 영담)방북단 1백30여 명이 지난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 간 평양을 방문한데 이어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와 조계종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9월 27일부터 3박 4일 간 일정으로 방북길에 올랐다.
이에 교계는 민간단체의 잇따른 대규모 방북이 남북 간 냉각 기류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여론을 불식시키는 한편, 남북 간의 정치적 대립으로 말미암아 대폭 축소된 대북지원협력사업이나 남북불교교류사업에 ‘군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민간단체의 방북은 북한의 내부 상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동시에, 남북관계의 완충역할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는 이번 방북에서 대북지원사업의 일환인 의료시설지원 사업 현장을 방문해 정성의학센터와 조선적십자병원을 방문했다.
이외에도 그간 막혀있던 남북불교의 혈로를 잇는 동시에 종교적 동질성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백두산 천지에서 평화통일기원법회를 열기도 했다.
영담스님은 이날 조선적십자병원 이비인후과 수술장 준공식에서 “지난 7월 금강산 사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인등으로 민간 차원의 대규모 방북이 중단된 지 석달여만에 대북사업이 다시 물꼬를 트게 되어 다행스럽다”며 “민간교류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겨레하나본부)도 9월 27일 1백여 명의 참관단이 대한항공 직항기 편으로 방북, 평양 삼석구역 통일양묘장 착공행사에 참여했다. 방북단은 착공행사에 이어 묘향산과 백두산을 관광한 뒤 30일 귀국했다.
이번 방북의 주 목적인 삼석구역 양묘장은 약 9㏊ 부지에 태양광 발전시설과 양묘시설, 관리동 등을 갖추고 잣나무와 가문비나무 등 묘목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전체 7억원으로 조계종과 민주교수협의회 등 단체·서민 모금으로 충당되며 첫해 사업을 위해 이미 양묘장 기자재 등은 대부분 북측에 전달된 상태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연희 교육정책국장은 “이번 방북으로 반년이 넘게 진행되어 온 ‘우리겨레푸른숲’ 만들기 운동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며 “민간단체들의 방북이 계속 이어져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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