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불상은 ‘편향’… 단군·처용은 ‘미신·우상’
불교계가 요구하고 있는 ‘종교자유’가 개신교에게는 전통문화 말살의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청와대 불상을 종교편향이라고 주장하고 ‘종교자유’를 빌미로 창조론을 국정교과서에 삽입시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기독교게 언론인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합동총회(총회장 최병남) 신학부는 9월 25일 “현 국정교과서에는 진화론에 대한 가설만 게재해 국민의 알 권리와 종교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며 “대정부 건의를 위해 진정서를 제출하자”고 보고했고 합동총회는 그대로 결의했다.
총회 신학부는 단군신화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단군신화를 역사로 보는 관점은 헌법에 보장돼 있는 종교의 자유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실질적으로 단군종교를 국교화할 수 있는 헌법적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이를 총회 이단피해대책조사연구위원회로 이관해 처리키로 했다.
단군을 종조로 모시고 있는 민족종교인 대종교는 그 수가 미미한 수준이고 불교·개신교·천주교가 주류종교인 실정 상 이들의 주장은 억측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이 꾸준히 주장해오고 있는 창조론 역시 과학이 아닌 신앙의 형태이다. 서강대 물리학과 박광서 교수와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는 일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창조론은 신앙의 한 형태이지 과학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힌바 있다.
개신교계의 ‘어부지리식’종교편향 주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청와대 불상 역시 종교편향을 이유로 본래 장소인 경주로 돌릴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대통령을위한기도시민연대(PUP)는 9월 25일 성명서를 내고 “청와대 관저 뒤 1백 m 지점에 있는 불상은 특정종교의 상징물로서 불교계 편향적이므로 원래 위치인 경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만약 유지를 원한다면 종교평등 입장에서 천주교의 성모상이나 개신교의 십자가 예수상도 함께 들어 와야 한다고 믿는데 이에 대한 불교계는 어떻게 생각하냐”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들이 지적하고 있는 불상은 청와대 경내 북악산쪽 녹지원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석조여래좌상(일명 미남불)’이다.
이 불상은 현재 보안구역 내에 있어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유형문화재 제24호로 130㎝ 높이인 이 불상은 경주 남산의 옛 절터에서 발견된 8세기경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1912년 일제 데라우치 총독시절 서울 총독관저로 옮겨진 것이다.
김영삼 정권 시절, 이 불상을 치워서 국가 재난이 끊이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아 철거 당사자인 김영삼 대통령이 다시 불상을 원래 자리로 돌려 놓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이밖에도 울산 기독교계는 지난 41년 동안 지속돼온 지역전통 문화제인 ‘처용문화제’를 특정 종교활동 지원 행위라며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2일 처용문화제 추진위원회 등에 따르면 울산시기독교연합회와 울산시교회협의회·울산시성시화(聖市化)운동본부·울산문화연대 등 4개 단체는 “울산시가 처용문화제에 세금을 지원함으로써 무당인 처용을 믿고 따르는 특정 종교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처용문화제는 1967년 ‘공업축제’란 이름으로 울산지역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91년 처용문화제로 이름을 바꾼 이 지역 대표 문화행사이다. 신라 향가 ‘처용가’의 주인공 처용과 헌강왕이 울산 남구 개운포 처용암에서 만났다는 설화를 소재로 삼고 있으며 울산시가 매년 8억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 기독교 단체들은 “처용문화제가 문화축제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무속신앙의 한 유형”이라면서 “처용 이외의 다른 신앙을 믿는 시민을 정서적으로 위축시킨다”고 억지 주장을 폈다.
이들은 또 “처용문화제 지원 관련 조례를 폐지하지 않거나 다른 명칭으로 변경하지 않으면 공무원의 직무상 종교차별행위를 금지한 공무원 복무규정 위반으로 울산시 관계자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울산시 관계자는 “수차례 토론회를 열어 이해를 구했음에도 기독교계가 행사 폐지와 명칭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고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신중일·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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