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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불법 반출된 불교 문화재인 ‘금은제라마탑형 사리구’를 위시해 회암사 석가삼존도 등 우리나라 국보급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조계종중앙신도회(회장 김의정)를 비롯해 문화재제자리 찾기 사무총장 혜문스님은 1월 7일부터 한 주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을 통해 위 단체들은 잦은 전란 속에서 불법 반출된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남북 불교계를 중심으로 한 문화재 환수 운동이 박차를 가하게 된 계기는 1905년 일본으로 옮겨져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된 북관대첩비를 1백년여 만에 본래 자리인 함경도 길주로 반환하면서부터다. 이밖에도 1913년 일본이 도쿄대로 반출했던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도 47책이 ‘영구 기증’이라는 이름으로 2006년 귀환했다.
해외 불법반출문화재 외에도 삼성 리움박물관이 소장했던 현등사 사리구 반환을 이끌어 온 단체들의 중심에는 봉선사 혜문스님이 있었다. 방미 준비를 위해 서울에 올라 온 혜문스님을 1월 5일 중앙신도회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스님과의 일문일답
訪美 목적은
- 첫 번째로는 미국 보스턴 박물관에 소장된 ‘금은제라마탑형사리구’ 반환을 위해서다. 이 사리구의 경우 개성의 화장사 또는 경기도 회암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환이 성사되면 조사 결과를 토대도 제자리에 돌려 놓을 예정이다.
이밖에도 콜럼비아 대학에 있는 조선왕실의궤를 열람해 유출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또 회암사에 있었던 유물로 16세기 문정왕후가 허응당 보우대사에게 시주한 4백점의 탱화중 6점만이 현재 남아있는데 1점이 뉴욕 버크 컬렉션에 소장돼 있다. 뉴욕을 방문해 2010년 개관하게 되는 회암사 박물관에 전시할 수 있도록 부탁할 예정이다.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는가
- 유물이 소장돼 있는 보스톤 미술관이나 뉴욕 버크 컬렉션, 하버드 대학에 협조를 구한 결과 긍정적으로 받아드렸다. 당장 반환이 성사되지는 않겠지만 점진적으로 전개해 나가면 지금까지 환수해 온 유물들처럼 본래 자리로 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남북경색국면임에도 불구하고 북측과 공동대응노력을 펼치는 등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가능한 이유는
북측과의 공조를 통한 해외불법유출 문화재 반환 운동은 지금까지 정부와 민간단체, 불교계가 보여 준 일방통행적, 인도주의적 차원의 교류가 아닌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해 나가는 사상운동이다. 동질성 회복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민족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 전란에 약탈당한 문화재를 되찾는데 남과 북이 뜻을 함께 모으는 작업은 단순한 문화재 반환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금은제라마탑형사리구 반환은 사회적, 종교적 측면에서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문화재반환운동이 갖는 의미는
문화재반환운동은 문화재를 찾아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빼앗긴 것이 있다면 우리가 빼앗은 것도 있다. 오타니컬렉션 반환운동에 나서게 된 계기도 거기에 있었다. 우리 것을 찾으려면 그들의 것을 돌려줘야 한다. 우리 것은 찾아오자면서도 남의 것은 돌려주지 말자는 우리의 태도는 얼마나 이기적인가. 양날의 모순이다. 이를 극복한 세상이 바로 정토 세계다.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이고 추부길 의원의 근거 없는 발언으로 남북불교계가 절렬됐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문화재반환과 관련 1월 20일 경 베이징에서 조불련과 회동이 예정돼 있다. 이는 문화재 반환 운동이 갖고 있는 구체성의 힘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방미 후 앞으로의 계획은
공식일정은 일주일 이지만 3월 중순까지 미국에 있을 예정이다. 반환을 위해서는 소송에 필요한 자료 수집이 필수다. 이밖에도 미군정 시대에 문정관이었던 그레고리 핸더슨이 미국으로 갈 때 가지고 간 국보금 유물 145점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유물 몇 점이 아서 세클러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데 유출 경로와 나머지 유물에 대한 행방을 조사할 계획이다.
최승현 기자 trollss@jubul.co.kr
http://www.bulgyonews.co.kr/news/1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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