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원 승격 10주년을 맞아 조계종 포교원이 포교 비전 청사진으로 제시한 ‘포교 10개년 계획’(2005-2014)이 올해로 분기점을 맞았다. 조계종 포교원은 2004년 전략 및 종책 부실로포교사업의 일관성 및 지속성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신도역량강화 △포교시스템 강화 △포교영역확장· 강화를 핵심과제로 선정해 부문별 주요과제를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그간 제시됐던 단기 과제들은 종책화 되어 포교 일선에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중장기적 포교 과제들은 포교원의 과제별 입안 절차 및 지원․관리체계 미흡으로 인해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는 ‘조계종포교비전’ 선포 5주년을 맞아 핵심 과제별로 성취도를 중간 점검하고 ‘포교역량 결집’ 방안을 모색한다.
신도역량증대, 현장밀착 사업 추진 필요
등록신자 40여만 명…이중 등록 개선 절실
의례개선 및 한글화도 활용방안 모색해야
조계종포교비전 중점사업은 △신도역량 강화 △포교 시스템 강화 △포교 영역 확장 및 강화 등 3개 부문이다. 이를 14대 핵심 부문별 포교 전략으로 세분화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포교 청사진이 ‘조계종포교비전’이다. 조계종포교비전은 특히‘핵심 신도양성’에 무게를 두고 추진됐다.
‘신도역량강화’는 불자 영역을 공고히 하고 확장하는 포교 근간 사업이다. 불교의 존립기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교원에서도 신도역량강화를 위해 종단에 신도교육 및 수행 제도 개선을 줄기차게 요청했다. 최근 조계종의 대표적 참선수행으로 자리 잡은 간화선 프로그램 개발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출발했다.
사업추진 결과 한글세대에 맞는 법요집 한글화 및 법회 의례 의식 개선에 필요한 <한글통일법요집>이 2006년 발간됐다. 하지만 조계종 기대와 달리 일선 사찰 활용도가 낮아 상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도역량강화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확보 및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에 교계 및 현장 관계자들은 동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교계 한 관계자는 “조계종이 1994년 종단개혁 이후 신도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 1998년을 ‘신도교육의 해’로 정해 ‘신도법’‘포교법’등 관련 법령을 개정했지만 10년전과 별반 다름없이 포복(匍匐) 한 채 세월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실은 조계종 신도수 수치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008년 한국불교총람에 따르면 조계종신도수가 1천1백8만4천4백60명으로 2004년 통계치인 1천5백1십3만1천2백6명보다 약 4백만 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1천만 명이 넘는 신도수를 자랑하는 조계종의 신도 등록수는 40여만 명에 불과한 것이다.
조계종 신도 등록은 불자 개인이 재적사찰에 신도로 등록한 후 다시 조계종 신도로 등록을 해야 한다. 재적사찰 신도 등록이 조계종 신도 등록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별도의 등록을 거쳐야 하는 조계종 신도 등록인원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선 사찰들의 전언이다.
이에 포교원에서는 종단 개혁 이후 시행해 온 신도 등록(신도증 발급 포함) 사업 개선을 시작했다. 조계종 총무원 신도국장 정무스님은 “신도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 신도 등록율을 높이기 위해 신도증 기능을 대폭 강화해 오는 4월 재발급 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 선보일 신도증은 과거와 달리 전자 인식 칩을 실용화하고 바코드를 실제 활용 가능할 수 있도록 제작될 방침이다. 이로써 활용증대 및 종단 소속감 고취가 재고될 것으로 포교원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포교전문가로 활동하는 한 관계자는 “신도증 활용에 대해 장밋빛만 그리면 곤란하다”며 “활용가능한 신도증이 나오는 것은 좋지만 그 부담이 신도들에게 전과될 수 있고 종단 관련 유관기관(동국대병원, 박물관 등)측에서 이 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응할지도 미지수이고 과거부터 불교계 종단들이 신도증 관련 사업을 추진해 성과를 이룬 적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포교원에서 신도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포교비전 발표 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현장 목소리를 제대로 청취하지 못한 채 탁상행정에 기인했기 때문”이라며 “신도증 개편 사업에서 나타났듯이 현장 중심이 아닌 행정 편의적 발상이 계속되는 한 아무리 좋은 사업을 전개해도 긍정적인 사업 결과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승현 기자 trollss@jub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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