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문제 파악 행정 체계 점검 先
핵심인력 DB 구축, 인프라 연계 後
서울 능인선원(주지 지광), 통도사 서울 포교당 구룡사(주지 ) 대구 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회주 우학), 안양 한마음 선원(주지 혜원) 등은 도심 포교에 성공한 대표적 사찰이다.
위 사찰들은 우선 지역 내에서 대표적인 신행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도심포교당으로 지역민들과 동화돼 운영되는 사찰이 포교 활성화에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도심 포교에 성공한 이들 사찰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대구 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의 경우 재정 투명화와 더불어 신도들을 조직적으로 엮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구시 남구 봉덕3동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는 大관음사는 연건평 1만 5천 여평의 말 그대로 큰절이다.
이 건물에는 크고 작은 법당과 강당을 비롯해 수행관, 학림(강원), 선방, 출판사, 방송스튜디오, 신협, 어린이집, 노인전문병원, 내생체험관, 극락당(납골당) 등 온갖 시설이 들어서 있다. 불교타운의 인드라망적 완성을 목표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논스톱 시스템, 신개념의 도심 총림, 전통과 첨단의 완벽한 조화 등을 구호로 내건 사찰답다.
주목되는 점은 10만명이 넘는 신도들은 시간만 나면 절에 나와 수행을 하거나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우왕좌왕 하거나 흐트러짐이 없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기적인 교육 시스템이 튼실하게 갖춰졌기 때문이다. 20여년에 걸쳐 쌓여진 노하우다. 스님은 이제 큰 가이드 라인만 제시한다. 신도들은 자발적으로 짜여진 포교 및 행정 프로그램에 따라 기도와 수행을 스스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초심자가 절에 처음 나와도 안내나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근기에 맞게 지도한다.
이에 반해 본말사의 경우, 별도의 포교 행정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산시스템을 활용한 포교시스템을 구축할 인력 및 재원 확보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설 및 인력이 열악한 본말사라 할지라도 주지스님의 원력을 바탕으로 현장 중심 포교를 펼치면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포교 현장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전남 해남 미황사에서는 템플스테이, 어린이 한문교육 등 현장 중심 포교를 통해 큰 성과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포교 시스템 구축을 위해선 “본사 포교 행정의 명확한 범주, 역할, 활동을 규정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지적한다. 이와 함께 주지스님 포교활동 결과를 계량화해 인사고과에 반영한 상벌기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포교원이 연차적인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고 있고 과거에 비해 스님들이 도시와 농어촌을 가리지 않고 포교 원력 하나로 각고의 정진을 해 나가고 있고 있지만 포교에 대한 종단 집중력이 미흡한 것이 조계종의 현실이다.
정책 부재 및 지원 부족이 반복되고 있는 빈약한 인프라가 가장 큰 장애물이다. 대불청· 불레협 등을 통해 양성된 전문 포교사 활용이 원활치 못한 것도 문제다. 이와 관련 한 포교사는 “전문 포교인력을 교계에서 적극 활용해야 포교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며 “총무원을 비롯한 각 산하단체 종무원 채용 등에서 포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인력에 가산점을 주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포교는 많은 투자가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사업”이라며 “대형교회보다 못한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교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결국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하나씩 체계를 잡으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이지만 아직까지 불교계에는‘포교사’에 대한 역할과 활용방안을 규정하는 법령이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주경스님은 “우수한 포교사들이 많이 배출됐음에도, 일선 사찰과의 연계 부족으로 사찰에서는 전문 인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찰과 포교사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선 △포교사 재적사찰 활동 평가할 방식 도입 △포교사 선발과정 시 재적사찰 내 봉사활동 평가 △포교사단 내 사찰 지원팀 조직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승현 기자 trollss@jub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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