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교 개원, 새터민에 연습실 제공
매월 25일 ‘다문화 가족의 날’ 지정해
천태종 사찰인 서울 봉천동 명락사가 다문화 사찰로 변신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초 주지로 부임한 무원 스님(천태종 총무부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스님은 명락사가 위치한 봉천동이 서울에서 다문화 가정이 세 번째로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무원 스님은 명락사에 인도와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타이,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조선족과 새터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각 나라의 문화를 공유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며 정진할 수 있는 다문화센터를 만들 생각이다. 실제로 스님은 전 부임지였던 인천 황룡사에서도 새터민(북한동포)들과 외국인노동자들의 정착을 위해 1박2일씩 사찰로 초청해 템플스테이를 운영해 왔다.
이런 전초 활동으로 스님은 명락사에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한글학교를 열었으며, 새터민들과 조선족으로 이뤄진 새터민예술단에게 공연연습장을 제공해주고 있다.
이번 부처님오신날인 5월 2일에는 다문화 예술제 등 다문화 사찰의 입지 구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가족사랑 흙·도예 체험, 부처님 그리기 대회, 개성 영통사 사진 전시회, 소원 풍선 띄우기, 염주 만들기, 컵등 만들기, 꽃꽂이 전시회 등 문화 프로그램 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무원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열릴 ‘다문화가족 초청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다문화 가정이 즐겁게 어울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음과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다문화 가족 관리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는 시발점으로 치를 예정이다.
이 행사를 계기로 매월 25일(예정)을 ‘다문화 가족의 날’로 지정해 관련 행사와 모임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 함께 명락사는 비전 선포식도 함께 펼친다. 이 자리에서는 △비전1(한 분의 부처님)-대한민국 첫 번째 다문화 사찰이 된다 △비전2(삼보)-대한민국 삼업(신구의)과 삼독(탐진치)을 삼보를 통해 화합시키는 사찰이 된다 △비전3(사성제)-대한민국 사고팔고의 고통을 덜어주는 사찰이 된다 △비전4(오분향)-대한민국 5개 계층(남녀노소, 다문화가정)의 화합을 5분향(계향·정향·혜향·해탈향·해탈지견향)의 게송을 통해 이루는 사찰이 된다 △비전5(육바라밀)-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6바라밀(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반야) 등의 5대 비전이 공식 발표된다.
무원 스님은 “동남아 불교국가에서 온 이 주민들도 일불제자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같은 불자들임으로 불교계가 절대 외면해선 안된다”고 다문화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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