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전체인구 1.8%… 2020년 177만 명 돌파
佛 폭동‘他山之石’… 주류사회 편입 관건
국수주의 시대 탈피해 다문화 지수 높여야
현재 우리나라에는 179여 개국에서 건너온 외국인 89만1341명(90일 이상 거주하는 등록 외국인)이 살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1.8%에 해당된다. 이제 한국은 단일 인종이 아닌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주요관리 및 지원대상인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자(국제결혼이주자 및 혼인귀화자)및 자녀 등은 640,119명으로 전체 외국인의 71.8%를 차지하고 있다.
출신 국가별로 보면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인이 515,786명으로 전체 이주민의 57.8%를 차지한다. 이어 베트남 7만7194명, 필리핀 5만1552명, 태국 2만9589명 순이다. 몽골은 2만1634명, 네팔, 스리랑카 등 남부아시아인도 3만2881명에 달한다. 미국인은 2만7230명으로 전체인구의 3.0%를 기록하고 있다.
법무부에서는 2015년에는 외국인 인구가 167만여 명, 2020년에는 177만여 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주민 100만 명 시대가 눈앞에 온 것이다. 이 추세대로 가면 관련 전문가들이 다문화 사회로 들어섰다고 판단하는 5% 진입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듯 가파른 증가추세를 보이며 어느새 우리사회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이주민에 대한 우리사회 대책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관련 전문가들은 이들을 포용하고 지원하지 않으면 향후 엄청난 사회적 비용 및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세계 경제 10위에 맞는 사회 안정망 구축과 이들과 관련된 프로그램 개발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100만 이주민 시대를 맞아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법무부에 ‘외국인정책본부’를 운영하는 등 이주민 관련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주민들을 외면하거나 차별하는 지금의 사회시스템으로는 국가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자운 석왕사 사회복지재단 룸비니 사무국장은 “우리사회 핵심 이주민인 이주노동자 및 결혼 이민자는 우리사회에서 약자로 자리매김 됐다. 이주민을 이야기 할 때 미국인, 영국인등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라”며 “아직도 우리 머리에 뿌리박힌 사대주의와 국적및 혈통, 문화 등 어느 하나만 결여돼도 국민으로 여기지 않는 편견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와 함께 이들을 시혜의 대상으로 여기는 우리사회의 차디찬 시선이 변하지 않는 한 정부에서 훌륭한 정책을 내놓아도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주민과 관련된 문제가 야기되면 2005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파리 이민자 폭동’을 거론한다.
아프리카와 아랍계 저소득층 이민자들이 밀집되어 있는 프랑스 파리 교외 클리시수부아에서에서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0대 소년 2명의 감전사가 촉발된 폭동으로 프랑스는 △1만여 대 차량 방화 △미성년자 포함 3천여 명 체포 △2억 유로 보험료 지급 등 엄청난 대가를 치뤘다.
프랑스는 합법 이민자가 49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8.1%에 이르는 다문화 국가다.
현 프랑스 대통령인 니콜라 사르코지도 헝가리 출신 이민자 아들이다. ‘인종차별 금지’를 법으로 명시할 만큼 다문화 사회의 모범답안지인 프랑스에서 폭동이 일어난 것은 아무리 훌륭한 법이 있어도 사회전반에 흐르고 있는 인종차별 행위가 근절되지 않으면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나렌드라씨(40, 네팔)는 “과거에 비해 한국정부를 비롯해 사회적으로 이주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고마운 일”이라며 “이주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좋지만 국민 95%를 설득할 수 있는 큰 스케일을 가진 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제결혼을 하면 무조건적으로 한국말만 가르치려는 문화적 국수주의가 사라져야 한다”며 “한국은 이주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문화를 빨리 버리고 한국문화를 배울까라는 조바심을 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제결혼을 통해 6년째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는 간치믹(29, 몽골)씨는 “사람사는 건 같은데 한국 사람들은 사소한 일상에서 차별을 심하게 한다”며 “택시를 타도 일부러 돌아가는 기사들이 많고, 식당에 한국 사람과 같이 가지 않으면 음식 맛이 달라 진다”고 꼬집었다.
1994년도에 결혼해 1996년도에 국적을 변경한 김영아(37, 베트남)씨는 “솔직히 동남아 권에서 결혼을 통해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주여성들은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해 한국에 오는 것”이라며 “결혼 후 제일 힘들었던 점은 남이 아닌 내 가족들이 나와 아이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아무리 한국에 산다 해도 본국에 있는 가족들과 최소한의 인사라도 할 수 있게 베트남 언어를 가르쳐주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 고선주 단장은 “이주민을 ‘외국인’이라고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내가족, 내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가치관과 타문화 가치관을 상호이해하고 조율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국가차원의 다문화 인식 캠페인과 함께 정책입안자, 활동가, 공무원, 교사 등의 다문화지수가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치중 기자 bomin@jubul.co.kr
http://www.bulgyonews.co.kr/news/17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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