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와 나눔의 영원한 ‘로타리안’
중국과 베트남 도자기를 취급하고 있는 화담 이희봉 대표를 종로구 인사동 소재 ‘청보원 히말라야’에서 만났다. 물론 이대표에 대한 사전 정보(지식)가 전혀 없는 상태서였다. 이런 경우라면 누구나 거리감이 있게 마련인데 예상 외로 쉽게 말문이 트였다. 솔직함에서 오는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고향이 충청도인데 경상도 출신 같은 분이고 혈액형이 A형임에도 O형 같은 분이죠”
마침 가까이서 이 대표의 일을 돕고 있다는 서울문화로타리클럽 사무장 법현 스님의 말을 들으니까 잠깐 사이 이 대표를 보고 느낀 생각이 어쩌면 본인 생각과 같을까 하고 놀라움이 앞섰다. 사람의 감정이란게 오십보 백보, 과연 이심전심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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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초등학교 건립 후원 조인식 장면 |
이 대표는 얼마전 동국대 박물관에 통일신라때 만들어진 금동불상 2점을 기증했다. 물론 국보급이다. 이렇게 귀중한 소장품을 흔쾌히 기증했다는 것은 이 대표의 성격을 읽을 수 있는 몇가지 예 중의 일부분이다.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CEO총동창회 수석 부회장, 동국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대한민국 군불교후원회 부회장, 경불련 이사, 로타리클럽 지구 RCC 위원장, 서울동국로타리 창립 및 회장, 생명나눔운동본부 부회장….
이 대표가 가지고 있는 직함은 이외에도 많다. 그 만큼 분주하다는 증거다. ‘마당발’로 불리는 연유도 이런 까닭이겠다. 특히 20년 가까이 인연을 맺고 있는 로타리클럽에서의 활동은 국제로타리클럽이 제창하고 있는 네 가지 표준 윤리강령과 일맥 상통하고 있다.
즉 생각하고 말하고 생각하는데 있어서 진실한가, 모두에게 공평한가, 선의와 우정을 더하게 하는가, 모두에게 유익한가가 그것인데, 이 대표에 대해서는 인도주의적 봉사와 높은 도덕적 수준을 고취해온 정통 ‘로타리안’임을 자타가 인정한다.
20년 동안 히말라야를 300회 이상 다녀온 등산가이기도 한 이 대표는 얼마전 네팔에다 2만불을 쾌척해 초등학교를 지었고, 한국여자의사회 박귀원(서울대 교수)회장과 함께 5만불을 들여 어린이 병동을 세우는 등 ‘로타리안’으로서 세계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청정무량심에서 찾는 기쁨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바람은 부끄러움이 없고(無恥), 후회 없이(無悔) 살아가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말은 할수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가 않다. 베품이라는 것도 말이 쉽지 행동으로 옮기기는 더욱 어렵다.
올 부처님오신날 표어가 ‘나누는 기쁨 함께 하는 세상’인데, 이 대표의 지금까지 족적을 보면 이 표어와 유사하게 나누는 데서 기쁨과 행복을 찾으며 살아왔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믿음과 사랑이 없으면 얼마나 공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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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승의 날 기념식장 축하장면 |
‘청보원(淸寶園) 히말라야’ 이 대표 방에 들어서면 ‘淸淨無量心’ ‘淸風滿堂’ 등 묘봉 스님이 써준 글씨가 걸려있다. 소장 품 중에 경봉·서옹·월하 등 큰스님들의 작품이 많은데 그 중에서 이 대표가 유독 좋아하는 글귀가 ‘淸淨無量心’이다.
중생을 향한 보살의 네 가지 마음인 4무량심. 무량심으로서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마음(慈), 무량심으로서 중생의 고통을 없애주려는 마음(悲), 무량심으로서 중생의 기쁨을 함께 하는 마음(喜), 무량심으로서 중생을 평등하게 보는 마음(捨). 이쯤되면 이 대표의 ‘淸淨無量心’ 실천 덕목을 알 것도 같다.
어렸을 때 할머니가 절에 다니는 것이 불교와의 인연. 묘봉·묘법 스님 등 형·동생하는 스님들로부터 “전생에 스님이었던게 틀림없다”는 말을 들을 만큼 불교와의 관계가 예사롭지가 않을 뿐 아니라 화담(和潭)이라는 불명도 존경하는 스님이 지어줬다.
끝없는 푸른 하늘
구름이 일어나고 비가 오네
빈산에 사람도 없는데
물이 흐르고 꽃이 피네
대자연의 변화 앞에 인간을 겸허하게 만드는 송나라 황정견의 시(詩)다. ‘청보원 히말라야’와 이 대표 주변에 여러 스님과 각계각층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물흐르듯 끊이지 않는 까닭, 그게 바로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광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년부터 박물관 건립 착수
이 대표는 불자이자 ‘로타리안’이다.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미술사를 전공한 이후부터 불교와 연관이 많은 도자기와 불교미술과 인연을 맺었다.
인사동 진출은 올해로 15년째니까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매우 늦게 시작됐다. 그렇지만 “인사동에서 소장품은 최고”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최고라는 말은 진품(眞品)을 뜻한다. 40년 넘게 400회이상 인사동을 다녀간 일본 모 대학 츠쯔미 회장은 “진품이 이렇게 많은 곳은 여기 밖에 없다”라고 평가했다. 교환 교수로 온 외국인들도 소장품을 보고 깜짝 놀라서 돌아갔다고 한다.
이 대표의 인사동과 와룡동 가게, 남양주와 창원에 있는 창고에는 베트남과 중국의 도자기와 청동 유물, 그리고 보물급 석물 등 고미술품 3천여점이 소장돼 있다.
‘청보원’은 그 뜻이 맑은 보물이라는 것. ‘최고가 아니면 1등’의 외고집이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는 도자기의 명소를 만들었다. 최고의 자존심은 주변을 돕는 봉사기금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너희 나라 어디에 가면 더 싸게 살수 있다”며 외국인이 와서 물건을 사려고 하면 값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양심. “쓰레기를 가지고 장난 친다”는 말이 나돌고 말로 포장해 팔고 사는 이 바닥(?) 풍토에서 참 보기드문 현상이다.
이 대표가 내세우는 작품들 대부분은 16세기 당시 베트남 인근에서 침몰한 배에서 건진 송 원대 도자기와 와당, 전 등으로 특히 도자기는 중국에서 수입한 금값보다 비싼 청화 안료에 녹유와 금을 넣어 만든 명품들이다. 원나라 때 만들었다는 청화백자가 300억원을 호가하고 있으니까 ‘청보원’이 소유하고 있는 작품의 가치에 대해 굳이 설명이 필요없다.
이 대표는 지금 전북 무주군 적상면 동문 선배가 주지로 있는 안국사 인근에 박물관을 짓는 큰일을 눈 앞에 두고 있다. 2010년도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박물관 입구에는 불두와 석탑이 어우러진 불교적 분위기와 자연을 살리는 친환경적 분위기로 조성될 계획이다.
또 스님들과 관련 교수들의 자문을 받고 휴식과 공부를 겸할 수 있는 다목적형 공간도 구상 중이다. 이 대표가 추구하는 ‘최고’라는 자존심이 반영되고 소장품 역시 우리나라에서 전혀 볼수가 없었던 15, 16세기 때 만들어진 보물급 베트남 도자기와 중국 옥공예품 등 세계적인 명품들이 공개된다.
아마 박물관이 완성되었을 때 다시 한번 온 세계 불자와 국민을 위한 화담 이희봉 대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듯 싶다. 〈히말라야 (02)722-2269〉
글=길주 객원기자
사진=이한규 국장
청보원 히말라야
대표 和潭 이 희 봉
■약력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CEO총동창회 수석 부회장
동국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대한민국 군불교후원회 부회장
경불련 이사
로타리클럽 지구 RCC 위원장
서울동국로타리 창립 및 회장
(사)생명나눔운동본부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