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때문에 생사 고통 생겨나
부처님 가르침 연기법의 총체
독일의 실존 철학자 칼 야스퍼스(Krl Jaspers)는 기원전 7~5세기를 ‘새벽과 같은 인류의 기축(基軸)’시대라고 불렀습니다. 당시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사를 이끈 많은 성현들이 출현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을 비롯하여, 공자, 노자, 소크라테스, 헤라클레이토스, 파르메니데스 등 수없이 많은 스승들이 이때 활동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성현들이 고민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세상의 불행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 세상의 불행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서 그 불행이 일어나게 되었는가에 많은 고민들을 하였습니다.
부처님도 이 세상을 고(苦)라고 보았으며, 고가 일어나는 것은 원인이 있다고 보고 원인을 해결하는 방법을 간파하고 올바른 수행과 그 수행을 통해 고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세상을 이끈 많은 성현들의 가르침은 관념적이거나 사변적인 것이 아닌 현실의 삶 속에서 그 삶을 통찰했던 결과였습니다.
그렇다면 부처님이 고의 원인이라고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세상을 올바르게 보지 못한 무명(無明)입니다. 무명 때문에 자신과 세상에 대한 집착이 생기고 생사의 굴레 속에서 고통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자신과 세상을 올바르게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부처님께서는 실체를 가진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연기적인 관계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조건 없이 일어나는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변치 않고 항상 하는 것 또한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 연기법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 연기법이 부처님께서 없던 가르침을 새로운 제창하신 것이 아니라 사물과 현상이 드러나는 모습을 그대로 이야기 하실 뿐입니다.
연기적 삶을 실천적 삶의 자세로 바꾸어 말하면 화합하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다섯 가지 극악무도한 중죄가 있는데 부모를 죽이거나 해롭게 하는 자, 그리고 수행자를 죽이거나 해롭게 하는 자, 부처의 몸에 피를 내는 자, 그리고 대중의 화합을 깨뜨리는 자는 오무간(五無間)의 업을 짓는 다고 하였습니다. 화합을 깨뜨리는 것이야 말로 연기의 삶을 알지 못하는 것이며 수없이 많은 불행을 자초하는 단서임을 다시 한 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장병여러분! 여러분은 서로의 목숨도 같이 나눈다는 의미에서 전우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우리 병사들도 만일 지혜롭지 못해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군림을 하려고 한다든지 후임병이 자신을 스스로 비하한다든지 한다면 그 집단의 화합은 깨뜨려지고 말 것입니다.
장병여러분들도 연기적 삶을 잘 살펴 여러분 내무반의 화합된 삶과 지혜로운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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