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신도 접하며 下心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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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은사 재무팀 홍연화(사진 왼쪽), 장진아 주임. |
서울 강남 봉은사 접수처 터줏대감인 홍연화(29·지혜월), 장진아(28·월인성)주임. 이들은 봉은사 입사동기로 2006년 4월 종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접수처에서 일하면서 때로는 어머니, 할머니 벌되는 보살들과 옥신각신 하기도 했지만 3년 넘게 접수처를 지키며 절집에 완전 적응했다.
봉은사 종무원들은 입사 후 기초학당 및 불교대학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이들도 접수 및 상담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모든 과정을 소화했다.
“확실히 교육을 수료하고 나서 불자들을 대하니 더 자연스럽고 당당해 지더라구요. 남이 시키지 않아도 내 스스로 법당에 가 108배를 올리고…. 세상을 알기에는 아직 젊은 나이지만 절집에서 일하면서 나를 찾는 길을 조금씩 느낀다고 할까요? 과거에 비해 성격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두 사람은 접수처에서 봉은사에서 행해지는 모든 기도, 제사, 불사 접수를 받는다. 모든 업무는 전산으로 처리된다. 하루 일과는 접수 마감 후 전산데이터와 접수금액이 일치해야 종료된다. 이들은 개인 신도카드에 기입하며 접수업무를 했던 입사초기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입사초기 때는 솔직히 보살들과 많이 싸웠어요. 지금은 그런 분이 없지만 과거에는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고 돈을 던진 보살들도 있었죠. 하루 이틀 볼 보살들도 아니고 그래서 상대방보다 낮은 자세를 취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죠. 하심(下心)없인 이 일 못해요. 화내고 짜증부리는 사람들을 통해 나는 어떤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분들이 오히려 저희에겐 고마운 분들이죠”
훗날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아이 손을 잡고 절에 오고 싶다는 두 사람. 직장을 생계의 수단으로 만 여기는 요즘 젊은 세대와는 사뭇 달라 보였다.
“젊은 사람들이 절에 없다고 걱정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저희 같은 사람이 늘어나면 언젠가는 젊은 사람들이 절에 가득할 거라고 믿습니다. 절집에서 일하면 복 받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힘든 일도 많지만 내 젊은 날을 보낸 봉은사를 잊지 못 할 겁니다. 건의하나 할까요? 봉은사에 아가방 생겼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우리 아이도 놀 수 있게요”
김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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