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유수같이 흘러간다.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들을 보면 이를 더욱 실감한다. ‘응애응애’하고 울기만 할 줄 아는 아이들이 어느 순간 엉금엉금 기고, 그러다 또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다. 그것을 보고 있노라면 1년여가 훌쩍 지나간다.
심산스님은 이 같은 격세지감을 몸소 느끼고 있다. 지난 1983년 서울 대성사 어린이회 창립을 시작으로 현재 홍법사 청소년 교육연구소까지 스님은 20여년 세월동안 새싹포교의 일선에 서 있다.
그 가운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린이법회에서 코 흘리고, 천방지축이던 아이들이 지금은 법회 지도교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어린이법회를 통해 얻은 1백 여명이상의 마을상좌는 스님의 가장 든든한 응원군들이자 보람이다. 다양한 방면에서 스님의 포교 원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26년의 시간동안 천진불은 스님을 웃게도 울게도 만드는 존재였다. 스님은 법회에 오는 아이들을 볼 때면 볼도 쓰다듬어 주고, 안아주기도 하고, 등도 토닥여줬다.
하지만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져 비록 초등학교 여학생일지라도 고학년만 되면 예전처럼 대하기가 힘들다고 스님은 토로했다. “한 아이가 집에 돌아가서 엄마한테 그랬답니다. 스님이 변했다라고 말입니다. 예전에는 안아주기도 하고 토닥여도 줬는데 이제는 멀리서 인사만 한다고, 참 섭섭하다고요 허허.”
그래서인가 스님은 어린들이 불자로 만들지 못하면 한국불교에 내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새싹포교가 미래 불교의 희망이란 것이다. 단순히 신도수를 늘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불심을 바탕으로 온전하게 자기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꿈나무를 키워내는 일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님은 전국적으로 △영유야 수기법회 △동자승 단기출가 △마을 상좌 프로그램의 붐을 일으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어날 때부터 불법의 그늘 아래 뛰노는 불자로 키우자는 스님을 통해 새싹포교의 등불이 보이는 듯 하다.
김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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