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불자 선생님하며 바껴
“중·고등법회 네트워크 필요”
불법을 좋아해 누군가 종교를 물어보면 불교라고 말하지만 막상 절에는 잘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일컬어 소위 ‘무늬만 불자’라 칭한다. 이형준(23)씨도 한 때는 그런 불자였다.
중 3때 처음 능인선원을 다니기 시작해 중고등법회를 거쳐 현재 능인선원 대학생회를 다니고 있지만 꾸준하게 법회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7개월 전 중고등법회 교사를 시작하면서 그는 바뀌었다.
“학생들이 매주 얼마나 열심히 법회에 참석하는지... 그동안 제 모습에 비춰보니 너무 부끄럽더라구요. 많이 배우고 반성했습니다. 아이들을 통해 제 불심이 더욱 커졌죠.”
아이들을 불법의 길로 이끌면서 자신이 더욱 참불자가 됐다는 그. 교사생활의 시작은 큰 원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중고생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7개월여의 교사생활동안 그는 작은 발심이 생겼다. 좀 더 나은 법회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한번 두 번 아이들과 같이 법회를 하다 보니 이왕 하는 거 좀 더 나은, 발전적인 법회를 하고 싶어졌어요. 아직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생각한 것은 없지만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생각을 모아 차츰 그렇게 만들어갈 생각이에요.”
또한 땀 흘려 준비한 행사가 자신들만의 축제로 끝나는데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하나의 행사를 위해서는 교사나 학생들이 주중과 주말 구분 없이 절에 나와 연습해요. 혼신의 힘을 다해 댄스·난타 등을 무대에 올리는데 박수치는 사람들은 ‘우리끼리’라고 할 수 있어요. 맥 빠지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다른 사찰의 중고등법회와 활발한 교류를 통한 네트워크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싹불자의 인구감소 추세에 대해 그는 색 다른 시각을 보여줬다. 줄어드는 것에 연연하기 보다는 현재 법회에 나오고 있는 학생 불자들만이라도 제대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제 자리에서 맡은바 열과 성을 다한다면 또 다른 학생들의 발길이 절로 향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하며 베시시 웃는 그에게서 새싹포교의 밝은 미래를 엿본다.
김도원 기자 kdw8321@jub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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