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지루한 수업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교과서 끝에 그림을 그려 보았을 것이다. 어떤 이는 나아가 그림을 동작별로 끊어 첫 장부터 끝장까지 담았다. 책장을 빠르게 넘기면 한편의 애니메이션이 완성됐다. 이를 본 대부분의 반 아이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다. 단순한 그림만의 연결에도 신기해하던 시대는 지났다. 오감이 만족돼야 한다.
새싹 포교도 이러한 시대 흐름을 따라야 한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눈앞에 현란한 영상이 쉴 세 없이 움직인다. 작금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이러한 환경에 발 맞춰야 한다. 분명 불교계 현재 환경은 척박하다. 하지만 이곳을 일구는 이가 있다. 김종헌(39)씨. 불교플래시를 만드는 대표적인 전문작가다. 그는 “이 생은 포교하며 살 것”이라고 말한다.
서울 영화사 어린이법회 출신인 그는 약 25년간 어린이․청소년법회 지도교사를 역임했다. 새싹포교의 시작은 타인의 권유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불교를 전할 수 있을지 머리를 싸맸다. 그러던 그는 지난 2005년 동국대 경주캠퍼스 김성철 교수의 불교플래시 강좌를 듣게 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총 30여 편의 불교플래시 작품을 만들었다.
그는 “플래쉬 애니메이션은 네트워크 시대에 맞는 포교전략”이라며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효과적으로 불법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불교플래시 한편을 혼자 만드는데 보통 2~3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스토리를 구상부터 애니메이션 기법 동원 등 쉽지 않은 작업이다. 특히 하나의 사상을 전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쓴다고 한다. 자신이 제대로 알아야 남들에게 똑바로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플래쉬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과정은 곧 수행이고, 공부인 셈이다.
"향후 불교적 가르침이 물씬 풍기는 것 뿐 아니라 은연중에 베일 수 있는 플래쉬 애니메이션으로 새싹포교의 등불을 밝히며 묵묵히 디지털 포교의 외길을 걸어 갈 것"이라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도원 기자 kdw8321@jub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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