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 육류 식생활 문화를 반성하게 하는 요즘 제철에 나는 삼색 과일과 삼색 나물의 간소한 채식 상차림 제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설명절을 앞두고 불교 상례지침서를 바탕으로 한 가정제사 시연이 펼쳐졌다.
조계종 포교원이 주최하고 조계종 중앙신도회 불교생활의례문화원이 주관하는 ‘불교식 명절차례 시연회’가 1월 26일 조계종 전법회관 지하 교육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포교원연구실장 정호스님, 김의정 중앙신도회장, 제례·다도 전문가, 불교 상제례문화연구위원, 신도단체, 포교단체, 생활의례봉사단 등이 동참했다.
이번 시연회는 포교원이 지난 1년 동안 연구해 발간 예정인 <불교 상제례지침서>에 담긴 ‘불교식 가정제사’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포교연구실은 “시대적 환경 변화에 적합한 명절차례 및 제사의 간편한 의례절차 형식과 간소한 상차림이야 말로 현 시대의 화두다. 이에 종단에서는 ‘불교식 명절차례 시연회’로 부처님 말씀을 토대로 한 의례절차와 간소한 상차림을 표본으로 보여주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불교식 가정제사의 특징은 영가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데 중점을 두며 재가 불자라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간소화한 것이다. 불교식 제사는 △기제사 및 명절 제사의 대상은 2대까지로 한정 △ 불교계율에 따라 육류 생선은 제외하고 술 대신 차를 올림 △제사에는 모든 가족이 동참하며 목탁이나 죽비 사용 권장 △ 가족 모두 3배 올리고 돌아가며 차 올리기 등을 원칙으로 한다.
포교연구실은 “불교식 가정제사는 조상에 대한 추모와 효를 실천하는 것은 물론 조상 영가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천도하는 의미, 조상 영가에 공양을 올리는 의미 등이 담겨 있다”며 “절차는 일반 제사 방식을 근간으로 하되 불교에서 행하는 시식의 의미를 수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연의례는 △영가모시기 △시식권하기 △불법 전하기 △축원올리기 △편지보내기 △영가보내기 △제수나누기 등으로 진행됐다.
시식권하기 중 영가에게 공양을 권하는 헌식소(獻食疏) 염송은 가족 모두가 동참하는 것으로 일반 기제사와는 구분된다. 포교연구실은 “많은 이들이 동참해 염송을 하면 조상에게 더 큰 공덕이 될 수 있다. 합장 자세로 정성들여 염송한 후 잠시 눈을 감고 3분 정도 기도하며 흠향할 시간을 갖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불교방식 제사는 이미 조계종 중앙신도회 불교생활의례문화원(이사장 김규범)에서 지난 2010년 불자 생활실천운동 10개년 사업(불교제례문화) 캠페인 운동으로 ‘명절·기제사 술(酒) 대신 차(茶)를 올리자’는 운동을 벌인 바 있다.
정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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