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뜨면 살아 있다는 거에 감사해요. 그래서 저는 매일매일이 새롭죠. 하루를 열심히 살고 싶고 또 세상에 진 빚을 갚아야겠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운영 씨(33)는 2008년 8월 생명나눔실천본부를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을 받고 백혈병을 극복했다. 그는 “백혈병 판정을 받았던 당시 제 나이가 서른이었어요. 그때까지는 서른에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었어요. 그렇게 저는 백혈병 중 M3라는 환자로 분류돼 약복용만으로 치유가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약이 몸에 받지 않았어요.그래서 골수 이식을 해야했지만 하늘에 별따기였죠. 저랑 같이 병실을 썼던 환자는 골수 이식을 받기 위해 1년 6개월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절망적이었죠”라며 당시를 회고한다.
하지만 이런 이 씨에게 기적이 왔다. 백혈병 판정 6개월만에 유전인자가 맞는 기증자가 나왔다. 물론 기증자가 나왔다고 해서 그들이 모두 기증을 허락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정말 운이 좋았다. ‘27살 A형 남자’ 이 씨가 아는 건 이게 전부인 낯선 타인에게서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게 된 것이다.
이 씨는 “정말 감사할 따름이죠. 저는 그 나이 때 누구에게 제 생명 일부를 나눠줘야겠다는 생각을 못했거든요. 그분은 선뜻 그렇게 자신의 일부를 내어준 거죠. 또 생명나눔에서 일부 치료비까지 지원받게되면서 저는 새 생명을 얻게 됐죠”라고 전한다.
이후 다시 건강을 찾은 이 씨는 술 담배를 끊고 몸무게를 15kg 감량했다. 또한 새롭게 직장을 얻고 하루하루를 알차게 설계하고 살아나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백혈병 환우회 활동, 헌혈캠페인 봉사활동, 생명나눔 장기기증 등록 등 세상에 자신을 나누는 일에도 동참하고 있다.
이 씨는 “생명나눔은 정말 건강한 사람의 특권입니다. 백혈병 환자였던 저는 헌혈이나 조혈모세포 이식은 하고 싶어도 못해요. 장기기증만 겨우 할 수 있는 정도죠. 그저 열심히 살면서 백혈병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며 의지를 다졌다.
정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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