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아가는데 돈이 전부가 아니잖아요. 마음이 부자인 사람이 정말 부자지요. 저는 자녀들에게도 항상 이웃과 함께 나누라고 말해요. 그러다 보니 생명나눔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됐어요”
유은정(57)씨는 2000년도 뇌사시 장기기증 신청을 하면서 생명나눔과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같은 해에 당시 19살이던 아들 김령민 군이 시신기증을 신청했고 5년 후에는 11살이던 딸 김나경 양이 장기기증을 신청했다.
유 씨는 “처음 생명나눔을 알게 된 것은 텔레비전을 통해서였어요. 이렇게 나누는 방법도 있구나 하면서 장기기증 신청을 하게 됐죠. 그리고 아들 딸이 차례대로 함께 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사실 저보다 용기 있는 건 제 아들이에요. 저는 시신 기증까지는 두렵다는 마음이 컸는데 아들은 선뜻 시신기증까지 하겠다는 거에요. 어차피 흙으로 돌아갈 몸인데 뭐 어떠냐고 하더군요. 아들의 용기에 더 감동했습니다”라며 겸손의 말을 전한다.
유 씨는 생명나눔은 물론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는 평소 주변의 헌혈증서를 모아 기증하는 것은 물론 지역 병원 및 문화제, 노인복지센터 등에서도 도우미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유 씨는 “10년 넘게 봉사 활동을 하다 보니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저와 함께 봉사를 하고 있어요. 온 가족이 뜻을 같이 하니 돈 많은 부자가 부럽지 않아요. 그저 즐겁고 행복합니다”라며 미소를 짓는다.
이런 유 씨 가족의 봉사에 감동해 친지와 이웃들도 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그는 “봉사도 전파력이 있나봐요. 저희 친 언니가 병원 봉사를 함께 하고 있고 딸 친구들도 문화제 때 같이 와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생명나눔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그래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이 병마의 고통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정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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