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지지 기반 나경원 제쳐
‘부처님 가피 믿고 뛰고 있다"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에서 불자인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예측불허의 승부가 될 것이라 예상됐지만 서울시민들은 새로운 변화를 이끌 새 시장으로 박원순 후보를 선택했다. 박 후보는 20~30대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불자 시장 탄생…불교계 탄력 받을 듯
불자임을 표방한 박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됨에 따라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의 정치적 입장 및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박 후보는 지난 10월 17일 오전 7시 조계사 대웅전을 참배한 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10월 16일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된 도선사 108산사 순례단 5주년 행사에 참석했다“며 ”부처님 가피를 믿고 열심히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조계사를 이웃처럼 생각하고 살았다. 희망제작소가 신도 회관 인근에 있어 조계사를 자주 들렀다. 고등학교 시절 불교서클인 룸비니에서 활동했다. 당시 청담스님도 뵙곤 했다”며 불교계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조계종 총무원이 추진하고 있는 ‘조계사 성역화’ 사업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자승스님은 조찬에 마련된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2층 ‘발우공양 콩’으로 자리를 옮기는 도중 박 후보에게 “조계사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후보는 “대부분 사유지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며 “오늘 들어오다 보니 조계사 일주문이 건물에 가려져 있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승스님과 박 후보는 예정에 없이 정보센터 옥상에서 조계사 전경을 둘러보며 성역화 관련 의견을 나눴다.
삼청동-조계사-인사동-청계천 문화벨트 구축
박 당선자는 지난 10월 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서울시장보궐선거 후보자에게 듣는다’ 정책간담회에 남윤인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보내 불교계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남윤인순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불교계 폄훼 등과 관련 “소통에 대한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며 “서울정보소통센터를 준비해 시민들이 이런 일에 대해서 미리 알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견 수렴을 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무료독감 접종, 음악회 등이 교회에서 행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남윤인순 위원장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종교 역할이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다독여주는 것이라면 이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공평하게 할 수 있도록 각 구청에 공고를 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 그는 “삼청동-조계사-인사동-청계천 등을 잇는 문화 벨트를 구축해 한국전통문화를 축으로 한 불교 문화재 복원 및 보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본지 인터뷰서 ‘소통’ 강조
한편 박원순 당선자는 지난해 본지 봉축기획특집 ‘불교계 危機, 상생과 소통이 해법’ 기사 인터뷰를 통해 우리사회 소통 부재 및 봉은사 사태에 대해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소통의 정의에 대해 “세상만사가 소통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벌어지는 모든 일은 소통 없이 불가능하다. 또한 경제, 정치, 경제, 문화예술 등 우리사회 모든 것이 소통이다. 특히, 공공적 사안은 개인의 머리가 아닌 관계 당사자들의 소통의 결과가 있어야 해결 가능하다”고 소통을 정의했다.
이어 그는 우리사회 소통부재에 대해 “소통이 제도 시스템으로 정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통은 개인 의지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제도와 함께 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며 “미국 ‘타운미팅’처럼 제도적으로 대중들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한다. 지도자가 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귀를 열어놓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상호토론보다 힘 있는 사람의 말 한마디로 결정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봉은사 사태에 대해 그는 “문제 진상을 잘 모르지만 어찌됐던 한 사찰을 직영사찰로 만드는 일에는 사찰 구성원 이해관계가 있다. 이들에게 의견을 듣고 설득해야 했다. 직영전환의 필요성이 있어도 형식적 절차를 통해 정당성과 동의를 이끌어내기 힘들다”며 “지금이라도 대화를 시작해 오해는 풀어야 한다. 불신이 깊지만 공식적, 비공식적 대화를 통해 물리적 충돌을 방지해야 한다. 왜 불교계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손해를 자초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불교인연 박세일·윤여준 행보도 관심
평화재단에서 기획한 청춘콘서트 멘토 출신인 박 당선자가 서울시장에 당선됨에 따라 불교계도 내년 총선 및 대선에 일정부문 행보를 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박원순 후보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총선과 대선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그가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설 경우 그를 지지하고 있는 윤여준 평화재단평화교육원 원장 행보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토회를 이끌고 있는 법륜스님의 선택과 행보도 주목된다.
여권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참패함에 따라 새로운 판이 짜여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여권 구도가 흔들릴 경우 불자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움직임도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언론에서는 박세일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을 대신할 보수정당이 창당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치중 기자
http://www.bulgyonews.co.kr/news/22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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