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형 요사체, 의료실 등 시설 갖춰
승려노후복지 불사 새 전기 마련할 터
‘(사)행복한 동행’ 설립해 안정 운영
“재가자들도 노후대책이 중요하겠지만 스님들은 특히 노후가 되면 여생을 편히 보내면서 회향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합니다. 이웃종교들을 보면 비교적 성직자들의 노후 대책이 잘돼있는 것 같은데 우리 불교는 열악한 것이 사실입니다. 강원도 홍천의 작은 사찰이지만 스님들의 노후 복지 불사 박차에 미력하나마 불씨를 지피겠다는 각오로 매진할 계획입니다.”
초종단적으로 65세 이상의 불교 비구니 수행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비구니 복지요양 수행공간이 건립돼 눈길을 끈다. 이 복지불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는 역시 비구니 스님인 홍천 자명사 주지 지명스님이다. 스님은 2월말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자명사 안에 비구니 전용 요양시설을 마무리 하고 비구니 노스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는 사찰 여건상 최대 30인 정도까지만 수용할 수 있습니다. 콘도형 객실 요사채와 간단한 양한방 진료를 볼 수 있는 의료실 등을 갖춰 놨습니다. 노후가 돼서 상좌도 없고 마땅히 의지할 곳 없는 비구니스님들이 무료로 편히 회향하실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자명사는 사단법인 ‘행복한 동행’을 설립할 계획이다. 법인형태로 요양시설을 합리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어떤 계기로 요양시설을 운영하게 됐냐는 질문에 지명 스님은 “10여 년전 지방의 모 사찰을 방문했는데 추운 겨울인데도 노 비구니 스님이 돈이 없어 보일러를 못돌리고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여유가 생기면 평생 수행에만 전념한 노 스님들을 잘 모셔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승려노후복지 문제는 종단을 떠나 우리 불교가 함께 동참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며“호화스럽게는 못해드리지만 마음편히 여생을 즐겁게 보내시게할 자신은 있다”고 굳은 의지를 피력했다.
무료로 운영되는 ‘행복한 동행’ 요양시설 자격 요건은 종단을 초월해 65세 이상의 비구니 스님으로서 수행이력이 증명되면 된다. 또한 기본 2인 1실을 기준으로 운영된다. 지명 스님은 앞으로 스님들을 위한 별도의 기도공간 마련과 함께 찜질방 불사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신도들로 구성된 양한방 의료진의 자원봉사를 통해 입소한 스님들의 건강에도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현재 병상 형태의 침상을 갖춘 의료실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지명스님은 “현재는 비구니 스님들을 위주로한 시설만 완공돼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비구스님들은 물론 재가불자들도 주말에 편히 와 쉬고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자명사는 근처에 팔봉산 휴양시설과 홍천 비발디파크가 인접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위치가 좋은 만큼 이런 시설들이 차차 만들어진다면 출재가 구별없이 누구나가 마음편히 찾을 수 있는 쉼터가 될 것입니다.”라고 각오를 피력했다.
홍천 자명사=김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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