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코 앞이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자녀들, 일가 친척들이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며 웃음꽃을 피우는 즐거움에 앞서, 민족 대이동과 차례상 준비로 지칠대로 지쳐버린 심신의 안식처가 필요한 치유의 시간도 다가온 것이다.
한 해가 기움을 전하는 노란 들녘의 선선한 바람에서 우리는 자연의 연기법을 보며, 한가위의 풍성함에는 이렇듯 비워짐이 있음을 알아간다. 그러하기에 가을녁 길목에서 산사의 넉넉함을 품고 안식을 얻고자 함은 모든 이들의 바램이다.
우린 더한 풍요를 위한 비움이 필요함을 안다. 사찰이 나섰다. 삶의 소소한 여유를 담아 비움으로 채움을 얻는 지혜가 선보여진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마련한 한가위 선물, ‘추석 템플스테이’가 바로 그것이다.
■ ‘함월산 그윽한 달밤에 달빛명상과 선무드라’ 템플스테이 (경상북도 경주 골굴사)
- 불가의 수행법인 선무드라(선무도) 수련과 달빛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하여 속세에서의 때를 씻어낸다. 솔잎 따기, 송편 빚기, 합동 차례, 윷놀이, 국궁 등 다양한 민속놀이는 덤이다.
■ ‘달빛 솔바람 맞으며’ 템플스테이 (충청남도 공주시 마곡사)
- 태화산 정기를 품은 마곡사에서 낮에는 솔바람 따라 숲길을 걸으며 명상을 하고, 밤에는 달빛 가득한 마곡사 도량을 돌며 가슴 속에 간직해온 소원을 빌어보며 한가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 ‘행복을 찾아서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 (경기도 용인 화운사)
- 가을 숲 속에서의 사랑명상, 소금 만다라, 풍등 날리며 소원 빌기 등을 통해 행복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려 본다. 옛 추억과 어린 아이들을 위한 밤 줍기, 송편 빚기, 민속놀이 등 한가위의 분위기도 한껏 느낄 수 있다.
■ ‘달빛맞이’ 템플스테이 (전라북도 부안의 내소사)
- 내변산의 직소폭포, 전나무 숲을 걸으며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품으며, 보름달 아래에서 연등을 들고 소원을 비는 ‘탑돌이 안행’이 펼쳐진다. 송편 빚기, 차례 지내기, 민속놀이 등 추석의 의미도 되새긴다.
■ ‘지리산과 함께하는’ 템플스테이 (경상남도 산청군 대원사)
- 지리산 등산과 함께 오색다식 사찰요리, 송편 빚기, 송차, 약식혜 등을 긴요한 사찰의 음식을 경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 ‘촛불 명상과 달 포행’ 템플스테이 (경기도 용인 법륜사)
- 촛불과 달이 어우러져 디딤돌 행선과 송편 빚기, 합동 차례를 배워 본다.
■ ‘융건릉 답사’ 템플스테이 (경기도 화성 용주사)
- 장헌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융건릉에서 역사를 배우며 차례 지내기, 송편 빚기 등을 진행한다.
강정구 기자 gomoo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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