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장보살이 무섭지 않은가”  

허공장보살은 소원성취 보살이며, 연등보살이다. 그런데 이 허공장보살이 경산시의 무리한 행정조치로 갓바위 연등철거에 하소연을 하고 있다. 연 참배객이 700만명에 이르는 한국불교 대표적인 기도처인 갓바위가 대입 수험생 부모들이 정성들여 밝힌 수 만개의 연등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경산시는 선본사 갓바위 주변 연등설치를 위한 구조물을 원상복구 하라는 요구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에서 경산시에 갓바위 연등 철거 요구에 항의 했지만, 아직 두 눈과 귀를 닫고 있다.

불자들과 수험생 부모, 일반인들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부처님 전에 연등을 밝히기 위해 임시로 세운 기둥이 그리도 산신령에게 민망해 보였을까? 또 길게 늘인 줄이 하늘님의 목에 건 동아줄이라도 되는 냥 그리 난리다.

참 민망스럽다. 매년 돌아오는 부처님오신날에 내건 연등은 합법적이고, 임시기둥에 줄을 매고 등을 달은 것은 불법인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이 있듯이 행정편의주의 행태를 꼬집는 시의적절한 말이 아닐까 한다.

경산시에서 현상변경을 하지 않은 불법 시설물이라며, 11월 25일까지 원상회복 요구와 함께 불교계에서 선본사 갓바위 일대를 문화재보호구역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논리다. 부처님오신날 연등 설치도 이제는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화재청 자문도 얻었다는 입장을 불교계에 전달해 불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상설구조물도 아닌 임시 구조물에 대해 과도한 법적인 해석은 행정과 민원서비스 원칙에 위배되는 사항이다. 지자체에서 내리는 행정조치는 그 조치로 인해 그 당사자의 생활이나 활동, 인신구속 등 위해나 그로인한 행위는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행정조치에 있어 그 당사자로 하여금 기본적인 관용의 범위와 타협점을 남겨 놓는다는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 행정이 절대로 우위 일수는 없다. 더구나 수많은 대중이 이용하고 있는 선본사 갓바위 기도처는 굳이 불자들만의 종교시설이 아니다.

전국 경향 각지에서 이곳을 찾아 기도를 하거나 관광명소로 이용하는 공공시설이다. 이러한 공공시설에 임시로 세운 연등설치 기둥을 무리하게 행정조치를 가하는 경산시의 잣대를 가만히 앉아 받아들일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동안 선본산 갓바위가 경산시민들의 정신적 귀의처로 마음의 휴식처로 무한 봉사를 한 그 노력과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인가? 경산시의 올바른 행정조치를 다시한번 기다려본다.

이재우/주간불교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