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불교 편집부장 이재우

새해 벽두부터 언론지상에 오르내리는 숨가쁜 소식이 가슴 한 켠을 짓누른다. 전년대비 사찰수입이 급감한다는 소식이 곁들인다. 나라살림이 어렵고, 민초의 가계부는 허리띠를 더욱 조여매야 올 한해를 버틸 수 있단다. 

국가적으로는 새 대통령 당선자의 출범 준비가 인수위를 통해 진행되고 있고, 교계 역시 주요종단마다 새 지도자 선출을 위해 선거에 들어간다. 임기는 정해진 룰이지만, 선거방법은 다양하다. 직접 혹은 간접선거를 통해 귀중한 한표를 행사한다.

조계종총무원장 선거법이 쇄신위를 통해 그 대강의 모습이 드러났다. 사실, 간접선거의 연장선이라는 것에 별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지만, 언어의 마술사 도법스님의 화려한 수사에 의해 총론적인 모양새는 혁신에 가깝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오면 오는 3월 종회에서 집행부 안으로 본회에 상정돼 통과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비단 기자만은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총무원장 선거법이 종헌사항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오는 10월이면 새로운 34대 총무원장이 선출된다. 비록 중앙종회 종책연구모임이 이런저런 이유로 계파를 해체했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본질의 뿌리를 뽑아내지 못했다.

최근에 이뤄진 총무원 부실장 인사만 봐도, 중앙종회 의원이 대거 집행부에 입성했다. 인사위원회의 검증절차는 없었다는 전언이다.

이유야 어떠하든 쇄신위에서 어렵사리 내놓은 총무원장 선거법 제안이 종회의원들의 종권다툼으로 헤게모니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종권이 바뀔 때 마다 총무원장 선거는 개혁의 공감대를 형성해 왔지만, 계파의 이익과 문중의 첨예한 알력 등으로 사문화된 것이 부지기수다.

이번 만큼은 쇄신위가 제안한 총무원장 선거법으로 오는 10월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보자. 교구임회의 선거인단 구성에 비구니, 재가불자들이 동참 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내건 마당에 굳이 종회의원 스님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이 얼마나 고심한 민주주의 행태의 흔적인가 말이다. 도법스님이 던진 ‘교구의 민주주의’ 고상한 표현에 빌어, 종회의원들도 고상한 종단역사의 흔적을 남겨주길 기대하는 바이다. 교구의 민주주의, 선거의 혁명을 위해 드리는 첨언이다.

 주간불교 편집부장
 이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