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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2/02/17 15:46:19  편집부장
법경 정사의 만다라 이야기(16)
태장계만다라의 최외원(最外院)


지난 호에서는 태장계만다라의 12대원(大院) 가운데 열한 번째 궁실(宮室)인 소실지원(蘇悉地院)에 살펴보았다. 소실지원은 태장계만다라의 제일 아래쪽에 있는 궁실로서 중앙의 중대팔엽원을 중심으로 그 바로 아래 하단에 지명원(持明院), 허공장원(虛空藏院), 소실지원(蘇悉地院)이 차례대로 자리하고 있다. 이는 비로나자부처님의 자비와 지혜 가운데 지혜의 성취, 지혜의 완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도식(圖式)은 바로 비로자나불의 지혜를 점차적으로 완성해나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중대팔엽원에서 지명원, 허공장원, 소실지원으로 이어지는 배치는 바로 지혜와 관련이 있다. 중대팔엽원은 여래의 지혜와 자비 그 자체를 의미하고, 지명원은 이러한 여래의 지혜를 사자(使者)인 명왕(明王)들이 중생의 번뇌를 타파하고 지혜의 세계로 인도하는 것을 의미하며, 허공장원은 여래의 지혜와 복덕이 무변(無邊)하여 허공에 가득 차 있어 그 복덕으로 중생들의 구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실지원에 이르러서는 지혜의 완성을 나타내니, 가히 지혜에서 시작하여 지혜로 끝을 맺는다고 할 수 있다.

지혜의 완성으로 부처의 경지에 이르렀다면, 그다음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것은 바로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외호(外護)하는 일이다. 그 역할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번 호에서 살펴볼 최외원(最外院)이다. 최외원은 태장계만다라 가운데 열 두 번째이자 제일 마지막 궁실(宮室)로서 만다라의 제일 바깥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최외원(最外院)이다.

태장계만다라는 크게 3부로 분류되는데, 부처의 형상을 한 제존(諸尊)의 집단을 불부(佛部), 부처의 대비(大悲)를 나타내는 제존(諸尊)의 집단을 연화부(蓮華部), 금강저를 지니고서 여래의 지덕(智德)을 표식(標識)하는 제존(諸尊)의 집단을 금강부(金剛部)로 나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고 내부의 금강부와 상대해서 바깥쪽에 있는 것이 최외원이며, 그래서 이 최외원을 달리 외금강부원(外金剛部院)이라고도 한다. 금강부의 외부에 있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사방의 외금강부원은 이들 3부의 법을 외호(外護)하고 있는 셈이며,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최외원(最外院)의 제존(諸尊)들이다.

이 최외원은 태장계만다라의 가장자리에서 동서남북 사방으로 둘러져 있지만, 가장자리에 있다고 해서 태장만다라의 끝, 마지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끝자락의 경계(境界)가 아니라 실제는 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우주 삼라만상에 비유하면 천체(天體)는 한계가 없으므로 만다라에서도 한계를 구획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태장(胎藏)은 무한의 출생과 전개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거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없다. 태장이 영원한 발전과 무한한 생명을 의미하는 이상 최외원은 도리어 외부의 세계를 향한 무한한 확대를 의미하고 있다. 다만 그림으로써는 표현상의 제약이 있으므로 어쩔 수 없이 구획을 지어놓은 것뿐이다.

최외원에는 육도(六道)의 세계가 그려져 있는데 그것은 모든 중생들의 괴로움과 번뇌, 미혹, 무지(無智)가 끝이 없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최외원이 만들어진 배경은 힌두교와 관련이 깊은데, 힌두교의 신()인 마혜슈바라를 불교에 귀속시킨 것에서 비롯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성질이 억세고 강대한 세력을 지닌 마혜슈바라를 진압하여 불교에 귀의코자 했지만 마혜슈바라는 이에 저항하였고 그 결과 목숨이 다하여 하계(下界)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그를 불쌍히 여겨 다시 소생시켰고, 불교의 한 권속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존명(尊名)을 붙여서 천부(天部)의 일존(一尊)으로 배열시켰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가지고 있던 능력과 개성을 더욱 발전시켜서 대단한 존재로 바꾸어 놓았다. 즉 불교에 영입되면서 존격(尊格)이 더욱 강대(强大)해진 것이다. 또한 여기에 다가 여러 제천(諸天)과 권속들을 함께 등장시켜 다양한 천체(天體)의 세계를 만들었다. 이것이 최외원의 성립배경이다.

그렇다면, 최외원은 어떤 구조일까? 이는 수미산과 깊은 관련이 있다.대일경소에 언급된 바와 같이 만다라는 수미산 산정(山頂)에 쌓아올린다는 설명에 주목하게 된다. 그 설명에 따르면, 수미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이 있고 마찬가지로 만다라 도상에도 동서남북의 사방(四方)이 있으며 여기에 횡적(橫的)으로 네 개의 대각선 방향을 포함하여 모두 팔방(八方)이 있으며, 종적(縱的)으로는 천상(天上)과 지하(地下)가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공간(空間)에는 해[]와 달[]이 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와 달은 성숙(星宿)으로 표현되어 천체(天體)의 운행(運行)을 담당한다.

이 팔방(八方) 및 천상(天上), 지하(地下)의 시방(十方)과 일월(日月)이 더해져서 십이방(十二方)을 이루고 여기에 제존(諸尊)이 배치된다. 그래서 최외원에는 여러 제천(諸天)들이 존재하고 그 천신(天神)들이 전방향(全方向)을 수호하고 있다. 비유하자면, 휴전선 최전방의 국군 장병들이 빈틈없는 경계와 철통같은 경비로써 나라를 수호하고 있는 것과 같다.

동서남북의 사방문(四方門)을 수호하고 있는 천신(天神)은 우리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지국천, 증장천, 광목천, 다문천[비사문천]의 사대천왕(四大天王)인데, 흔히 사천왕(四天王)이라 부르며 불법수호(佛法守護)를 담당하고 있다. 사찰 입구에 천왕문(天王門)이 세워진 배경이자 이유다.

제천(諸天)의 권속으로는 태양과 달, 별 등이 있는데, 이들은 천체(天體)의 운행을 담당하고 있으며, 우주만물의 생성과 직결되어 있다. 그래서 대중들은 여기에 불사의(不思議)한 힘이 있다고 믿어 왔고, 그 힘을 비는 신앙까지 생겨났다. 이들 제천의 권속들은 구요(九曜), 이십팔숙(二十八宿), 십이궁(十二宮) 등인데, 모두가 태양, 달과 관련이 있는 별()의 이름들이다.

이들을 포함하여 최외원은 동서남북으로 각각 40, 62, 49, 52존 등 총 203존이 배대되어 있는데, 이들 제존(諸尊)대일경이 성립할 당시 인도 각지에서 크게 유행하여 인기가 높았던 힌두교의 제신(諸神)들이 불교 속으로 유입된 것이다. 이를 판테온이라 하는데, 불교의 탄트라, 즉 불교가 힌두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최외원에 있는 대부분의 본존(本尊)들은 모두 길상좌(吉祥坐)를 하고서 구샤초()로 짠 깔개 위에 앉아 있는 것이 특징인데 그 대표적인 존상(尊像)이 동서남북의 성문(城門)을 지키고 있는 사천왕(四天王)이다. 우리 불자들과 친숙한 사천왕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지국천왕은 동방을 담당하며 수미산의 동쪽 중턱에 거주한다. 힌두교의 신화에서는 인드라[제석천]을 따르는 무장(武將)으로 건달바의 수장(首長)인데, 니라를 지배하는 천왕으로 묘사된다. 지국천왕은 범어로 디라다라슈트라라 하는데, 라슈트라는 통치받아야 마땅한 자, 즉 국토(國土)를 가리키고, 디라다는 지배한다, 지지한다는 말로서 곧 지국(持國)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왕()지배자(支配者)를 가리킨다. 그래서 지배자답게 칼[]을 지니고 있다. 지국천왕은 태장계만다라에서는 왼손에 칼을 지니고 오른손을 옆구리에 대고 있는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 사찰에서는 대부분 비파를 들고 있다.

남방을 지키고 있는 증장천왕(增長天王)은 수미산의 남쪽 중턱에 거주하며 구반다(鳩槃茶), 야차(藥叉), 나찰(羅刹)의 수장(首長)이다. 증장천왕은 범어로 비루다카라 하는데, ‘늘다, 커지다, 늘리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혜와 자비, 복덕의 증장(增長)을 나타낸다. 증장천왕의 존상(尊像)은 분노(忿怒)하는 얼굴을 하고 있으며, 태장계만다라와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 사찰의 증장천왕도 오른 손에 큰 칼[]을 들고 있다.

광목천왕(廣目天王)은 수미산의 서쪽 중턱에 거주하며 제석천의 밑에 있으면서 사주(四州) 가운데 서방(西方)을 수호한다. 광목천왕은 범어로 빌파크샤라 하는데 용왕의 수장(首長)으로서 험악한 눈으로 여러 가지 눈빛을 내고 있다. 그것은 수호신으로서 온 세계의 구석구석까지 재빨리 눈을 움직여 살펴보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외적(外敵)을 위협하여 꾸짖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태장계만다라에서 이 천왕은 오른손에 삼고저(三鈷杵)의 창을 들고 있고 왼손은 주먹을 쥐고 허벅지에 갖다 댄 모습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찰의 경우에는 오른손에 용()을 움켜 쥐고 왼손은 여의주를 들고 있다.

다문천왕(多聞天王)은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이라고도 하는데 수미산 중턱에 거주하며 야차와 나찰의 수장(首長)으로서 제석천의 북방(北方)을 수호하고 있다. 원래는 힌두교의 신으로 재보(財寶)의 신이었는데, 불교에 유입되면서 다문천왕으로 변용되었다. 재복(財福)을 주는 수호신에서 불법수호(佛法守護)의 역할까지 더 하여졌는데, 재복(財福)을 수여(授與)하는 본래의 성격은 힌두교의 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재복(財福)을 수여(授與)하므로 다문천왕을 시재천왕(施財天王)이라 부르기도 한다. 다문(多聞)의 유래는 항상 부처님의 설법을 많이 듣기 때문이며, 복덕(福德)의 소리가 시방에 두루 들리기 때문에 다문(多聞)이라 한 것이다. 다문천왕은 범어로 바이슈라바나라 하는데, 이는 많이 소리를 듣는다라는 뜻이다. 성문(聲聞)이라는 뜻의 슈라바카도 여기에서 파생된 말이다. 다문천왕은 태장계만다라의 도상에서 오른손은 보봉(寶棒)을 쥐고 왼손은 보탑(寶塔)을 들고 있지만 우리 나라 사찰의 경우는 양손에 보탑(寶塔)을 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사찰을 방문할 때 천왕문(天王門)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합장례로써 예를 갖추고자신의 서원을 발원하는 것도 좋은 기도라 할 수 있다.

<다음호부터는 금강계만다라의 제존(諸尊)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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