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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고종 제20세 종정 지허당 지용 대종사 영정 |
뿌리 없는 나무 위에 녹음이 꽃같고
끓는 물 가운데 흰 연꽃이 활짝 피었네.
지팡이 끝에 걸린 옛 달은 허공을 비추고
하늘밖에 학 울음소리 길게 떨어지는구나.
태고종 제20세 종정 지허당 지용 대종사가 지난 10월 2일 오후 5시 50분 금둔사에서 법랍 67세, 세수83세로 원적에 들며 남긴 열반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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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고종 제20세 종정 지허당 지용 대종사 영결식 |
10월 8일 오전 10시 태고종 총본산 선암사에서 종단장으로 봉행된 지허당 지용대종사의 영결식에는 종단을 넘어 한국불교 최고의 선맥을 이은 스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사부대중이 자리를 같이했다.
태고종 총무부장 도성 스님의 사회와 교무부장 정안 스님의 집전으로 봉행된 영결식은 태고종 광주전남영산재 어산팀의 영결법요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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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결사를 하는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은 영결사에서 “이제 종단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여 더더욱 큰 스님의 가르침과 꾸짖음이 절실한데 다시는 그 크신 지혜의 말씀을 들을 수 없다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슬픔이 가득합니다”며 “스님께서는 태고총림 선암사 주지를 지내시며 가람수호에 정성을 다하셨고 종정의 지위에 오르시어 종통을 계승하고 종풍거양의 표상을 보이셨으니 그 거룩한 행적은 만고에 길이 빛날 것입니다”라며 큰스님의 업적은 태고종을 이루는 근간임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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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사를 하는 태고종 중앙종회 의장 법담 스님 |
태고종 중앙종회 의장 법담 스님은 추모사에서 “금둔의 선실에서 보이시던 옛 조사의 필적은 가늠키 어려웠고, 홍매로 전한 선풍이 아련하기만 한데 스님은 훌쩍 금생의 인연을 이리 쉽게 정리하셨습니다”며 “스님의 크신 원력과 높은 유지는 이제 우리 후학들이 이어나가겠습니다. 부디 사바의 모든시름 다 잊으시고 이승의 환화를 벗으사 서방정토에 왕생하시어 무생법인忍의 주인공이 되시고, 진여의 티끌에 낱낱이 진리의 몸을 나투시옵소서”라며 스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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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진우 스님의 조사를 대독하는 사무총장 도각 스님 |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사무총장 도각 스님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태고종도들은 생전에 스님을 존경하며 흠모했던 마음이 지금은 큰 슬픔으로 변하니 제대로 말을 이을 수가 없습니다”며 “우리 치문緇門에 많은 선지식 중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긴 어른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기러기가 창공을 날아갔으되 자취를 남기지 않는 것과 같으니 모름지기 운수雲水의 족적足跡이란 스님과 같아야 할 것입니다”라며 조계산 선지식의 자취를 아쉬워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회정각회 주호영 대표등 정치계 인사들의 조사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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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조사를 대독하는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전병극 차관 |
윤석열 대통령은 전병극 문체부 차관을 통해 스님의 원적을 애도하며 “대종사님의 가르침은 천만 불자의 가슴속에 남아 큰 울림을 준다”며 “대종사님의 법향이 사회를 밝혀주는 등불로 길이 남아 만방에 널리 퍼지길” 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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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정각회 회장 주호영 회장의 조사를 대독하는 부회장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 |
국회정각회 회장 주호영 의원의 조사를 대독한 부회장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40여 년 전 처음 뵐 때부터 우리 전통차를 가르쳐주시고 설중매에 애정을 가지고 보급하시던 일을 잊지 못합니다. 종정 취임하시던 때가 어제 같은데 세월이 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며 “큰 스님께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열심히 공부하고 부처님 법을 잘 따르는 것이 수행자의 본분이듯, 나라와 국민이 잘 되려면 진리에 대한 넓고 통달한 지혜를 잘 갖추는 것이 위정자들의 본분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끄럽고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느 스승이 있어 이처럼 지혜와 덕망을 갖춘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지 캄캄할 따름입니다”라며 큰 스님의 원적으로 더는 지혜의 말씀을 들을 수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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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고를 대표해 인사하는 승원 스님 |
문도를 대표해 승원 스님이 “큰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열심히 수행정진과 대중교화에 임하겠다”며 “오늘 큰스님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신 사부대중들께 감사의 인사르 전한다”며 ㅇ;ㄴ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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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암사 산문을 나서는 지허 스님의 법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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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화를 마친 연화대 |
인로왕번을 앞세우고 스님의 영정과 법구는 선암사 대웅전 부처님께 마지막 삼배를 올리고 경내를 돌아 다비장으로 향했다. 태고종 주요 인사들과 상좌들의 거화에 연화대는 붉은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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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현한 지허 대종사의 사리 22과 |
다비식 다음날인 10월 9일 오후 3시경 지허 스님의 상좌들이 습골에 나서 수행의 상징인 사리 22과를 수습했다. 조계산 선맥을 이어온 지허당 지용 대종사의 법구는 사대로 돌아가고 후대에 수행의 표상으로 영원히 남았다.
순천 선암사=김종열 기자
http://www.bulgyonews.co.kr/news/37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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