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꽃잔치가 산과 들을 수놓고 있습니다. 이 찬란한 계절을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들이 그만큼 생명의 잔치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화려한 꽃잔치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삶은 여전히 고달픕니다. 이 고달픔은 세상살이에 힘든 우리들에게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은 인내해야 하고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내야 할 인생길은 험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험난한 인생을 시작하지도 않은 청소년들에게 있어 살아나가야 할 그들만의 삶은 희망이자 행복으로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고통의 모습은 생각하지도 않고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청소년들에게 잘 인식되지 못한 고(苦)라는 언어보다는 그들이 알기 쉬운 언어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즉 한글 세대에게 맞는 고(苦)를 대신할 언어를 찾아내야 합니다. 한자를 익히고 배운 우리 세대가 아닌 젊은이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고(苦)를 대신할 언어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언어를 찾는데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승은 고(苦)를 대신할 언어로 아픔을 대치하고자 합니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프고, 사회가 아프고 이런 문제를 똑바로 볼 수 있다면 우리들은 현재 큰 혼란 속에서 아픔 속에서 문제 해결을 하나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새로운 세대에 대한 불교적 언어들을 개발해 나갈 필요성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제고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의 역량을 계량하지 못하고 일을 만들고 벌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주변 사람들의 걱정을 물리치고 일을 벌리다가 실패의 쓴잔을 마시곤 후회합니다. 분명 자신이 하면 그 일을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여건이 조성되어 있음을 생각하지 못한 까닭이겠지요.
그런데 그들은 실패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외부로 돌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주변으로부터 신용을 잃고 고립무원이 되고 맙니다. <중아함> 분별사성제경에 이릅니다. 지혜롭게 살펴 우리 인생의 지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지혜로운 이는 무리하게 구하지 않고 분수를 알아 만족할 줄 알며, 남을 속이는 삿된 직업으로 생활하지 않고, 다만 법답게 재물을 구하되 법답지 않은 것은 따르지 않는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정직하게 살아가면 어디에서나 인정을 받고 평안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이들은 멋진 수행자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눈앞의 욕망에 휘둘려 살아가는 사람은 몇 걸음 가지도 못하고 지치고 힘든 여정이 놓여있을 것입니다. 특히 자신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이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될지 모릅니다.
과학 문명이 발달하고 세상이기들이 더욱 첨단을 달리다 보니, 우리 수명은 어느새 60에서 70이 되고, 70은 80을 넘겨 90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60 초반에 정년 퇴직을 한 사람은 30여년 이상을 벌어놓은 돈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정년을 앞둔 사람들이나 정년을 한 사람들은 자식 돌보고 부모 모시면서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 문득 인생이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70, 80초반까지 산다면 60이 정년이라 해도 20여년 이상을 노후 자금없이 산다고 생각했을 때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음을 생각할 때 참으로 어려운 처지가 됩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산을 오르고 절에 오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서 자주 찿는다고 합니다.
세상을 살만큼 사신 분들은 인생이라는 것이 행복하기보다는 허망한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일찍이 부처님도 한 나라의 왕이 될 태자 자리도 박차고 출가하여 무상의 깊은 도리를 깨우치셨던 것입니다.
젊음은 영원하지 않고, 부귀영화를 즐김도 잠시 잠깐일 뿐입니다. 그 깜깜하고 답답한 칠통(漆桶 옻칠을 한 통)을 깨트려보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은 스님이나 재가불자들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남은 여생을 잘 살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바로 만족하는 마음입니다. 만족을 아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이 적을지라도 만족하고, 터밭을 가꾸고 작은 소유만으로도 편안하지만, 분수를 모르는 자는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할지라도 편하지 않습니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어도 만족하고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면 행복이라는 가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바로 작은 소유에서 만족할 수 있는 이 마음이 지혜이고 행복입니다. 만약 이런 마음을 바로 알아차리면 우리는 청정한 도를 이뤄나가는 수행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회주 무공 스님
http://www.bulgyonews.co.kr/news/38053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