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연예인전법단 회원인 배아현은 음성공양으로 전법을 펼치고 있다
최상의 선은 물(水)이다. 물은 누구나 모두 이롭게 하지만 공을 다투거나 드러내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삶을 지켜주는 네 글자 상선약수(上善若水)는 종교를 떠나 맑고 밝게 살아가는 배아현의 인생 지표다. 도전하는 젊은이는 아름답다. 2015년 <백년초>로 데뷔, 어느 날 아침 스타로 떠오른 트롯 샛별 배아현은 지금 막 7년 무명을 벗어나 불교계를 빛내는 시청률 견인 중심 가수가 됐다. 마음을 비운 부처님 가피 덕분이다.
초록빛 아름다움과 싱그러운 바람이 부는 5월.
“물 흐르듯 살아가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예능계 풍토에서 물 흐르듯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마음인가. 참 겸손하고 때로는 ‘바보’ 소리를 들을 만큼 예쁜 마음을 갖고 있다.
청정(淸淨)이란 무구순정(無垢純正), 겉과 안이 맑고 깨끗함을 일컫는다. 광화문 앞에는 5월 15일 불기2568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 봉축탑이 우뚝 서 세상을 비추고 있다. 불교계는 4월 17일 봉축점등식서 어지러운 세상을 밝혀주는 지혜와 광명의 등불이 되어주길 발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바세계는 마음을 비우는 간절함이 아쉬운 게 많다.
배아현은 뱃속부터 남양주 불암산 불암사를 엄마 따라 오르내린 독실한 모태불자. 그래서 매사 생각하는 모든 것도 부처님 마음이다. 집안이 모두 불자가 된 것은 스님인 외할아버지 영향이 컸다.
“초하루나 지장재일이 돌아오면 엄마와 외할머니를 따라 오수에 있는 외가 인근 절을 찾아 기도드렸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처님 전에 기도하지만 저 혼자 잘돼 달라고 비는 것 보다 우리 이웃 모두 잘 되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트롯 관련 경연대회를 앞두고 있어도 제 욕심 버리고 우리 모두 행복하게 해달라고 다짐했지 저만 혼자 우승해 달라고 빌은 적은 없습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나옹선사의 <청산혜요(靑山兮要)> 구절과 두루 모든 것을 가지고 회향하는 실천의 상징인 보현보살의 길을 걸어가는 ‘보현행(普賢行)’ 이라는 법명이 왜 주어졌나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새로운 무대 TV조선 <미스 쓰리랑>
정통 트롯의 매력 보여줄 터
▲현재 방영중인 TV조선 미스쓰리랑에 출연하여 마음껏 끼를 발산하고 있다
지난 4월 25일부터 목요일마다 방송되는 TV조선 <미스 쓰리랑>이 첫 방송부터 지상파, 종편, 케이블 등 전 채널서 시청룰 1위(순간 최고 시청률 6.6%)를 차지했다.
“노래, 재미, 감동의 종합트롯선물세트를 내걸고 출발한 멋진 무대에서 정서주 오유진 미스김 나영 김소현 정슬 등 7명이 누가 더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을까 벌인 치열한 트롯 경연장이었습니다. 제1회 방송 때 이미자님의 <님이라 부르리까>를 불렀는데 100점 만점에 87점을 받았습니다. 아쉬움이 컸습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겠습니다. 첫 주 성적은 사랑의 채찍으로 알겠습니다.”
▲미스트롯3 결승에서 2위인 선으로 선발됐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배아현의 팬들은 이구동성 아깝다고 아쉬워했다.
‘정통 트롯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누가 배아현보다 더 잘 부를 수 있을까’
‘착착 감기는 창법에 정통 트롯 여제답다’
‘트롯 여신, 보석’ 등등 수많은 격려와 메시지를 보냈다. 2023년 12월 시작해 2024년 3월 8일까지 3개월간 진행된 <미스트롯3> 결승에서 아쉽게 선(善)을 차지했지만 배아현은 ‘부동의 꺾기의 인간문화재’임을 확인시켰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버이날도, 스승의 날도 있다. 벌써 3년이 지난 먼 옛날 이야기...? 고(故) 송해 선생과 한복 차림으로 <아버지와 딸>을 함께 부른 부녀, 스승의 정겨움은 5월이 되면 생각나는 장면이다.
배아현은 시간이 나면 집에서 가까운 절을 찾아 기도를 올린다.
“부처님을 뵙고 마음을 비우면 이 세상 모든 것이 편안해집니다. 부모님과 가족 건강을 기원하고..., 욕심을 가지면 건강만 해친다는 생각도 합니다. 부처님 앞에 서면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부처님 말씀이 새겨지죠.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자 다짐하니 일상이 편해집니다.”
사심(邪心)을 버린 청정일념(淸靜一念),으로 탐진치(貪瞋癡) 세 가지 번뇌를 버리고 산다?
그러고보니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신을 낮추는 하심의 배아현, 그가 부르는 노래들이 모두 ‘탄탄한 내공과 믿음이 담긴 소리’로 들리는 까닭이다.
생명나눔과 템플스테이 홍보대사, 중량구청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배아현은 절터가 내 의지처고 부처님 말씀이 곧 등불이며 결국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아는 깨달은 사람이다. 곧 일체제불(一切諸佛)로써 마음이 풍성한 선남자 선여인인 것이다.
무념의 상태로 있는 불자가수, 그를 가리켜 팬들은 삶의 빛과 희망을 가져다 주는 빛나는 별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노래 최고, 인성 최고, 꺾기 최고, <미스트롯3>에서 비록 선을 차지했지만 그렇기에 ‘국민들이 뽑은 진정한 진’이라고 박수를 보내는 것 같다.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달라
다섯 살 때 장윤정 <어머나> 불러
배아현은 이미 다섯 살 때 장윤정의 <어머나>를 너무 잘 따라 불러 어른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트롯의 여왕 이미자를 잇는 주현미를 좋아해 모창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 계기가 돼 자연스럽게 꿈을 키우는 ‘롤모델’이 됐다.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는 속담 그대로 트롯트 스타를 예고한다.
“잘 이끌어주면 길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린 친구가 전통 트롯을 잘 부르는 것을 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네요.”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과 주변 사람들은 트롯에 잘 어울린다며 각별히 관심을 주셨다. 어린 시절은 통기타와 노래 솜씨가 뛰어난 아버지 덕분에 뱃속부터 태교가 된 탓(?)에 공부는 소홀히 하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만 좋아했다. 어머니 신미영 여사는 딸을 위해 전국서 개최되는 노래자랑대회는 모두 참가시킬 만큼 스케줄에 정성을 쏟았다.
중화 중 2년 때 중랑구 <전국노래자랑>서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불러 장려상을 받았다.
“해가 거듭될수록 초심을 잃지 말자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색깔 있는 가수가 되겠다고 나름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과 진정성을 드리고 베풀자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장려상을 받은 전국노래자랑이 방송된 어느 날 한 교도소 수감자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얼마 안 돼 외롭게 살고 계신 외할아버지께 쓴 편지가 소개됐습니다. 이 사연을 보고 수감자 한 사람이 반성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겠다고 글을 써서 보내왔습니다. 아마 지금은 교도소 복역을 마치고 바르고 밝게 살고 있을 겁니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바르게 살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부처님전에 기도를 하고 있다
“욕심 버리고 행복하게 살게 해주십시오, 초심을 잃지 않게 해주시고 배아현만이 가지고 있는 오로지 노래 기쁨 전도사가 되겠습니다.”
촌각을 다투고 빈틈없이 치열하게 움직여도 이름 내기 힘든 풍토에서 음성공양 등으로 불심을 펼치니 아름답고 정신적 여유가 있는 불자라는 생각이 든다.
2013년도 있었던 일. 배아현은 Jtbc 히든싱어 주현미 편에 출연을 앞두고 수학여행을 포기하고 노래 연습만 했다고 한다. 이때 주현미는 배아현에게 “가수의 길을 걷게 되면 꼭 도와주겠다”고 격려했다. 주현미가 가수 지망생이 되고 롤모델이 된 뒷 얘기 중 하나다.
7년 무명 이겨낸 미모 가수
트롯 위해 대학진학도 포기
▲불자들의 사랑으로 미스트롯3에서 선으로 뽑힌 다음날 조계종 포교원장 선업스님을 예방했다
▲미스트롯3 결승전 다음날 연예인전법단장 우봉 스님을 예방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 4월 8일 이슈 앤 비즈가 조사에서 50대가 선택한 배아현에 대한 관심도가 68%로 나온 것도 배아현의 팬들의 이미지를 느끼게 하는 한 단면일 것이다.
지금 트롯계는 어느 의상이든 잘 어울리는 170Cm의 늘씬한 키에 미모와 예쁜 목소리를 갖춘 그를 주목한다. 그러나 어느 시대나 막론하고 연예계에 발을 디디면 그 길이 치열하지 않을 수 없다.
배아현은 지난 3월 3일 내노라 하는 가수 45명이 출연해 5명이 결승에 오른 TV조선 <미스트롯>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아쉽게 선(善)에 머무르고 말았다. 예상 밖 결과에 팬들은 무척 아쉬워 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통해 트롯의 역사인 이미자, 주현미를 잇는 국가대표 꺾기의 고수라는 이미지에 한 발 더 다가서는 의미있는 무대가 됐다.
송가인, 양지은을 잇는 셋째딸이라는 기대도 갖게 했다.
배아현은 2015년 <이호섭가요제>서 대상을 차지한 후 ‘꺾기 고수’라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9년차 가수에게 인성 최고라는 말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무명시절 힘들었습니다.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선배들의 전통 트롯을 들으며 그 기교에 반하고 음성과 가락을 눈 여겨 봤습니다. 물 흐르듯 넘어가는 꺾기를 절을 찾아 익히기도 했지만 마음을 비우자며 자기 정화의 시간을 가진 것도 부처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1996년 중화중, 송곡여고로 학업을 마치고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이 세상 가요계를 꺾고 뒤집기 위해서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현이가 ART다’라는 평이 따라다녔다.
- 자신이 반듯하면 세상 전체가 반듯해진다
- 행복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2022년 9월 28일 <제14회 불암사산사음악회> 때 불암사 사찰 경내에 걸린 현수막 글귀에서 열심히 달려온 배아현의 생각이 어떤 마음인가 읽혀진다.
미스트롯3 등 프로그램 관련 마스터들은 배아현 특유의 아련하고 애틋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높이 평가했다. 침이 마를 정도의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국가대표급 꺾기의 여왕, 꺾기 고수, 고막에 꽂히는 애절함... 어느날 아침에 눈 떠 보니 스타 반열.
우리네 트롯은 어쩌면 한의 노래다. 듣다 보면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하는 가락이 시대를 초월한다. 멋과 맛의 진수가 노래 속에 담겨있다.
생명나눔 홍보대사 등 기쁨 전도사
‘색깔 있는 트롯가수’가 꿈입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대사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시대 많은 사람들은 안방에 편히 앉아 수많은 트롯 가수들의 노래 경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 등장 덕분이다. 코로나 19를 용케 이겨내고 노래 풍년에 눈과 귀가 호강(豪强)하고 호사(豪奢)하고 있다는 말도 듣는다.
배아현은 소속사 없이 가족들의 힘으로 가수의 길을 가고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 홀로 잘 되기보다 모두 모두 잘 되기를 바란다니 이것이 부처님의 가피요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방송 잘 봤습니다.”
이제 배아현을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하루 24시간 중 잠시 이야기 나누는 것조차 부담갈 정도로 방송 출연과 가요계 활동이 많아졌다.
그러나 부처님을 찾아뵙고 보시하겠다는 초심은 결코 변함이 없을 것 같다.
글 / 길 주 전문위원
사진 / 이한규 기자
http://www.bulgyonews.co.kr/news/38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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