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시작되는가 싶었는데, 갑작스럽게 너무 더워져 산사에도 깊숙이 두었던 선풍기를 꺼내 먼지를 털고 씻어 사용하려 합니다. 습관적으로 선풍기가 일으키는 인공바람이라도 있어야 더위 생각이 조금 가시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여름을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도 들지만, 우리 지구촌을 살펴보면 제 생각이 짧고 사치스러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보다 더 더운 아프리카나 중동을 생각하면 이런 더위는 더위가 아닐 것인데, 더우니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으니 참으로 사람 마음이 간사한가 봅니다. 그 가운데 아프리카의 빈곤 문제는 더위보다 더한 고통이라는 점을 안다면 덥다는 생각으로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이 중생심이라 생각해 다시 한번 저를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우리가 더운 것은 못 참는데, 남의 더위는 그저 덥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 인간이 가진 이기심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 역시 마찬가지이지요.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로 대립으로 인해 한시도 전쟁의 공포가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북한의 작은 도발이 있을 때는 뉴스의 절반을 차지하고 그 대응을 하는 모습을 보며 산지도 벌써 70여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남북의 문제는 나아지기는 커녕 더욱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런데 지구촌 반대편에 큰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 벌써 3년 동안 계속되면서 서로 뺏고 빼앗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쟁을 뉴스로 접하면 그저 도시가 폭격 되고 몇 명이 죽었고 누가 더 유리할지만 보여 주는 것 같아 전쟁의 아픔을 잘 인식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구촌 어느 나라 어느 구성원보다 전쟁의 비인도적인 면을 잘 알고 인지하고 있지만, 뉴스를 통해 접해 몇 년 보다 보니 그저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러운 일이 됩니다.
사람의 마음은 참 묘합니다. 마음이 한 번 꼬이면 보이는 것마다 보기 싫고, 들리는 소리마다 고깝고, 먹고 마시는 것마다 소태맛입니다. 마음이 즐거우면 보이는 것마다 예쁘고, 들리는 소리마다 기껍고, 먹고 마시는 것마다 꿀맛입니다. 왜 이런 마음의 차이가 빈번할까요? 그 차이를 우리 자신도 알고 고치거나 그 마음을 잘 관(觀)해야 하는데 그런 마음이 들 때만 잠시 생각을 하고 지나칩니다.
마음의 주인은 나인데, 내가 내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고 변덕을 부리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래서 불자라 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마음을 잘 살펴야 합니다. 이 살피는 마음이 수행의 연장이고 우리를 더욱 큰 사람으로 이끄는 공부법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알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깊은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어쩌면 그런 생각을 안 하려 듭니다. 왜냐하면 머리가 아프기에 싫어합니다. 따로 하지 않아도 될 생각이라 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부처님의 제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 실천하여 깨달음에 들고자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수시로 변하는 마음을, 수행자들은 자신을 잘 살펴야 합니다. 내 마음이 기쁠 때 왜 기쁜지, 슬플 때 왜 슬픈지 살펴야 합니다. 이것이 마음 공부법이고 수행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음으로 인한 기쁨과 슬픔, 고통과 행복의 차이점을 잘 살피는 것이 어떤 공부법보다 수승하고 진실의 도에 이르는 지름길입니다.
<잡아함경>에 이르길 ‘항상 마음을 잘 다스려서 부드럽고 순하게 가져라. 마음이 하늘도 만들고 사람도 만들고 지옥도 만들고 극락도 만든다. 그러니 마음을 쫓아가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고 합니다. 수행자는 늘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기에 우리 삶의 바른 바탕이 되는 마음을 세우도록 해야 합니다. 마음을 쫓아가는 사람이 되지 말고 마음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는 우리 불자의 삶은 그래서 청정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마음을 쫓아가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어 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어떤 환경일지라도 변덕없이 여여함을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마음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어제도 관찰하고 오늘도 관찰하고 내일도 잘 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지혜로운 이는 자신의 마음을 잘 관찰하고 그 마음을 올바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법구경>의 가르침은 우리를 더욱 멋진 인생을 만드는 좋은 인연이 될 것입니다. 자세히 읽고 마음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마음은 미묘하게 함부로 날뛰므로 좋아하는 대상에 집착하는 마음을 바로 보기 어렵다.
지혜로운 이는 그런 마음을 잘 지켜보나니 분명히 지켜보는 마음에 행복과 평안이 깃든다.
<법구경>
신해사 회주 무공 스님
http://www.bulgyonews.co.kr/news/38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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