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쳤던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여름휴가가 시작됩니다. 고단한 생활 속에서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은 모처럼 가진 휴가를 잘 보내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혼자 자기 자신을 충전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중노년층이 많은 우리 불자들이 노후에 가장 많은 관심 대상은 자식들과 손자들입니다. 불자님들이 하시는 말씀이 대게, 자식이 좋은 직장을 다니고 좋은 배후자를 만나 결혼에 잘 사는 것이 가장 바라는 점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가정 교육이 올바라야 합니다.
요즘 세상은 부모가 자식을 가르칠 때, 사람이 슬기롭게 살아야 할 지혜보다는 이 사회속에서 출세를 가장 먼저 우선에 둡니다. 세상살이가 힘들어지니 자식들은 편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겠지요. 그래서 어린 나이에 남들보다 더 많이 학원에 보내고 남들보다 더 많이 교육비를 지출하다보니, 자식을 낳아 교육시키는 것이 힘들어 저출산의 모습이 되고 있다고 사회학자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이 낳지 않는 것이 세계 1위가 될 수 밖에 없는 우리 처지가 바로 부모들의 경쟁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까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식이 자라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식이 이렇게 교육을 받고 자랐으니 결혼을 미루고 결혼을 했더라도 아이를 낳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교육시키는 경우에도 자신이 받았던 집중적인 교육에 아이들의 인성을 무시하고 출세위주의 교육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인성교육이 안돼 부모에게 효도할 줄 모르고,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하는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부처님께서 초기 가르침을 묶은 <중아함경>에 자식에 교육에 대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출가 전에 두었던 아들 라훌라가 출가해서 말을 듣지 않고 비난받을 때 내린 가르침의 내용입니다.
부처님께서 고향에 방문해서 라훌라를 출가시켜 사미가 되었다. 라훌라는 착하고 영리했으나, 장난기가 심하여 작은 거짓말로 사람들을 속이며 즐거워하였다. 부처님은 이 소식을 듣고 라훌라를 불렀다. 라훌라는 부처님을 위해 자리를 마련하고 손발을 씻을 수 있도록 대야를 갖다 드렸다. 부처님이 손을 다 씻고는 대야의 물을 거의 대부분 쏟아버리고 라훌라에게 물었다. “라훌라야, 이 대야 안에 물이 많으냐 적으냐?”
“남은 게 거의 없습니다.”
“라훌라야, 너는 알아야 한다. 진실을 말하지 않는 사람은 이 대야 속의 물처럼 보잘 것 없는 인격을 가지고 있단다.”
라훌라는 조용히 가르침을 들었다. 부처님은 나머지 물을 쏟아버린 다음 다시 물었다.
“라훌라야, 내가 모든 물을 다 비운 것이 보이느냐?”
“예, 보입니다.”
“거짓말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모든 물을 비워버린 이 대야처럼 모든 인격을 잃어버린단다.”
부처님은 대야를 엎어놓고 라훌라에게 물었다.
“네 눈에는 이 대야가 엎어져 있는 게 보이느냐?”
“예, 보입니다.”
“우리가 바른 말을 하지 않으면 우리의 인격은 이 대야처럼 엎어지는 것이란다.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라훌라야, 너는 사람들이 거울을 사용하는 까닭을 알고 있느냐?”
“예, 세존이시여.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살피기 위해 거울을 봅니다. 얼굴이 깨끗한지 않은지를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바로 그렇단다. 라훌라야, 사람이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모습을 살피듯이 너는 네 자신의 행동과 생각 그리고 말을 살피도록 해라.”
부처님께서는 속가의 아들 라훌라를 왜 출가시켰을까요? 바로 인생의 가치를 바로 살펴 참된 인생을 살아가라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가 지금 행하는 교육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삶이 힘들다는 이유로 부모님께 효도할 생각보다 많은 재산을 받기를 좋아합니다. 그것이 복이라고 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수 많은 재산을 자손에게 물려주는 것 보다 그 자손이 훌륭한 인격을 갖도록 가르치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올바른 자식 교육이 되는 것입니다. 참다운 자식 교육은 먼저 자식에게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사람으로써의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교육이야말로 최상의 자식교육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름 휴가철에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은 유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내가 지금까지 잘 살아왔는가? 내 가족들은 인간답게 진실되게 수행하며 살아가는지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신해사 회주 무공 스님
http://www.bulgyonews.co.kr/news/38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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