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s
나의인물관/이케다다이사쿠 지음/값 13,000원/224쪽
한 분야의 정점에 오르고 후세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거장들의 삶에는 분명 무엇이든 배울 점이 있다. 위인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수많은 에피소드와 사실을 통해서도 충분하겠지만 바쁜 현대인에게 있어 위인전기를 다 읽는 것이 보통일은 아니다.
불교철학자이자 평화운동가 이케다 다이사쿠 박사의 <나의 인물관>은 위인들의 주요 업적보다 그러한 업적을 성취하게 된 원동력, 그 속에 숨은 인간의 진가가 발휘된 포인트 등을 저자의 통찰력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사람들은 간디의 단식투쟁, 소금행진과 귀가 먼 상태에서 불후의 명곡을 작곡한 베토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간디의 마음속에 어떤 투쟁심이 불타고 있었는지, 베토벤이 비참하리만치 기구한 운명속에 살아가면서도 음악에 대해 얼마나 깊은 열정을 불태웠는지는 잘 모를 것이다. 위인전기에서 소개하기도 하겠지만 사실과 에피소드 중심의 내용에서는 한 인물의 깊이를 다 느끼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저자 이케다 다이사쿠 박사는 본인이 느낀 소감을 가감없이 글로 옮김으로써 간디의 진심과 베토벤의 열정 그리고 톨스토이, 아소카, 빅토르 위고, 타고르, 노벨, 괴테, 소크라테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루쉰, 아인슈타인, 휘트먼, 데카르트, 알렉산드로스, 베르그송, 링컨, 페스탈로치 등 인류사에 길이 남을 위인들의 진면목을 독자로 하여금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케다 박사는 누군가? 국제창가학회(SGI) 회장으로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을 위해 ‘한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7천 명과 대화하고 대담을 나눈 ‘대화를 통한 평화 구축’의 거장이다. 지난해 11월 15일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그는 지도자급의 사람을 만날 때나 거리의 보통 사람을 만날 때나 상대를 대하는 방식이 전다르지 않은 ‘진솔한 만남’ ‘진솔한 대화’를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인격에 매료되어 브라질문학아카데미의 아타이드 총재는 이케다 박사를 만나기 위해 94세의 고령에도 공항에서 도착 2시간 전부터 기다렸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전쟁을 직접 겪으며 평화에 대한 열망을 누구보다 불태웠고 불교 지도자이자 철학자로서 ‘한 사람을 소중히’하는 인간주의 생명 철학과, 한 사람의 변혁이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인간혁명’ 사상을 근간으로 평생 살아온 그이기에 그 인간주의 시각으로 바라본 위인들의 삶은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듯하다.
너무나 유명한 소크라테스, 아인슈타인부터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아소카, 베르그송까지 “<나의 인물관>은 이 시대에 딱 맞는 훌륭한 방향타와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는 이수오 국립창원대 명예총장의 추천사대로 세계적인 거목들의 남다른 삶의 궤적을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혜안을 얻고, 한 시대를 풍미한 리더로서의 시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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