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선명상의 세계화를 이해 미국의 심장 뉴욕을 방문 중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10월 11일 뉴욕한국문화원에서 만나 마음 챙김 명상(MBSR) 개발자인 존 카밧진 박사와 ‘선명상, 지금 내면의 평화로 가는 길’을 주제로 대담했다.
지향하는 목표는 같지만 가는 방법이 다를 뿐 모두가 함께해야 할 중요한 수행이다. 진우스님은 간화선을 바탕으로 하는 한국불교의 수행 전통이 그 어느 수행법보다 수승하다고 강조했고, 존 카밧진 박사는 어떤 수행이건 그 방향성과 목적이 같기에 수행 방법의 우위를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이것과 저것, 좋음과 싫음의 분별이 사라지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 마음을 고요하게 해야 한다”면서 “간화선은 깊이 있는 수행법이지만,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중화가 필요해 선명상이라는 방안을 만들었다”며 “현대인들이 직면한 정신적 고통을 해결하는 데 간화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존 카밧진 박사는 “마음챙김이 불교의 전통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처럼, 간화선 역시 특정한 종교적 틀을 넘어서서 널리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명상의 세계화 과정에서 특정 방식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명상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마음을 알아차리며 평온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진정한 명상의 힘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우 스님과 존 카밧진의 대담은 지구온난화 등 인류가 당면한 세계적 위기 해결을 위한 방안을 서로 나누었다.
진우 스님은 “즐거움이 생기면 괴로움이 생기고 기쁨이 생기면 슬픔이 생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개개인의 분별심이 탐욕을 낳고 이 탐욕이 결국은 거대한 공업으로 이어진다”며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재앙을 우리 스스로에게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다고 말했다.
스님은 “인간의 탐욕이 지구온난화, 난민 등 이런 현상을 만든다”며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반야바라밀의 육바라밀을 실천하고 선명상과 마음 챙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밧진 박사는 “다르마가 인간으로서 우리의 아날로그 지혜를 보여주는 예”라며 “35억 년 동안 생명체가 존재해 온 지구상의 진화 과정을 무시해서는 안 되며, 우리 고유의 독창적 부처님 본성의 아날로그적 지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이 아날로그적 지혜가 미래의 AI와 세대를 초월한 AI, 지구온난화, 지구가 직면한 모든 재앙의 도전을 이제 우리가 마음챙김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우 스님은 “사람들은 특정 종교에 의존하기보다 좀 더 합리적이면서 좀 더 생활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신적인 도움을 원하고 있다.”며 “미국 유럽의 지성인들은 명상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불교, 선불교가 가장 합리적이다”면서 이제 간화선은 수행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세상 밖으로 나와 모든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선명상의 미래가 될 것이라 말했다.
이날 대담은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 진행됐으며, 엄마 손을 잡고나온 9살 소년부터 노령의 교포 및 현지인들이 명상에 대한 세계적인 거장의 만남을 지켜봤다.
대담에 앞서 진우 스님과 존카밧진 박사는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연등 특별 전시를 함께 관람하고, 한글반야심경 탁본을 체험하며 서로이 우정을 나누었다.
뉴욕한국문화원=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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