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수행환경 보존과 문화유산 계승 상호 협력 약속
주민공청회 등 거쳐 내년 상반기 지정 목표
조계종 제9교구 본사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정오 스님)는 11월 26일 보제루에서 부산시, 금정구청, 금정산시민추진본부와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부산시가 7년간 추진해온 금정산 국립공원화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전국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 지정이 가시화되는 계기가 됐다.
협약식에는 금정총림 방장 정여 스님을 비롯해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 박형준 부산시장, 윤일현 금정구청장, 강종인 금정산시민추진본부 대표 등이 참석했다. 협약 주체들은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에 공식 동의하고, 범어사의 수행환경 보전과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서에는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 동의와 함께 △숲길 및 탐방로 개설 지원 △주차장 개설 △호국관 등 교육시설 건립을 포함한 종합정비계획 수립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공동 노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금정총림 방장 정여 스님은 "부산시민들과 함께하는 좋은 공원이 되길 바란다"며 금정산이 부산 시민의 안식처가 되는 국립공원이 되기를 기원했다.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은 "범어사 주지 소임을 시작하고 차량 수용시설 문제를 고민하던 중 시민단체, 관계부처와 소통하게 됐다"며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은 부산지역 전체에 이로울 일이며, 우리 문화유산을 후대에 잘 물려주는 길"이라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 입장에서는 해안 관광자원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금정산과 범어사를 어떻게 하면 세계에 알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규제 강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부산시는 금정산을 단순히 지키는 것에서 나아가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 발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일현 금정구청장은 "금정산 국립공원 추진 초기에는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범어사에서 우려를 전향적으로 바꿔줬다"며 "스님들에게 감사하고, 서로 소통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길을 계속 모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정산은 환경부 타당성 조사에서 전국 국립공원 최상위 수준의 문화자원과 자연환경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범어사는 문화유산지구로 지정돼 편의시설 설치 등에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부산시는 주민열람공고, 주민공청회, 관계부처 협의 및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우리나라 24번째 국립공원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정 후에는 관광객 유입과 전문 인력 배치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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