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불자 및 화엄종도 여러분!
희망과 새로움으로 가득 찬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며,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우리는 국가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커다란 혼란과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연말을 맞아 단행된 비상계엄사태는 전국민을 당혹케 함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대외적 위상을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또한 이상기후 현상은 극한호우를 부름으로써 수많은 이재민들을 발생케 했습니다. 세계는 또 이스라엘의 중동전과 계속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를 나락에 빠뜨리고 인류의 평화를 단숨에 무너뜨렸습니다.
하지만 이렇듯 다양한 위기와 변화 속에서도 우리는 화엄종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화합과 정진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화엄의 가르침은 서로의 연기적 관계를 깨닫고 조화 속에서 살아가는 길입니다. 이를 현대사회에 구현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저는 새해를 맞아 다음의 세 가지 원력을 함께 세워나가고자 합니다.
첫째, 화합과 상생의 길입니다. 화엄의 가르침은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의 정신을 중심으로,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데서 출발합니다. 각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루는데 노력합시다.
둘째, 정진과 수행의 강화입니다.
새해에는 불자들과 함께 더 깊은 수행의 길을 걷고, 우리의 본래 자성을 밝히는데 더욱 힘쓰겠습니다. 또한 교육과 포교활동을 강화하여 미래 세대에게 부처님의 지혜를 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사회적 실천의 확장입니다.
부처님의 자비가 이웃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환경을 보호하며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앞장섭시다.
화엄의 정신을 현대사회에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입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앞서 언급한 저의 세 가지 서원이 실천될 때 나라의 부강과 안녕, 인류의 평화와 행복, 재난을 줄이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발원한 모든 길 위에 부처님의 광명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에도 서로를 격려하고 손을 맞잡으며, 불국정토를 이루는 원력을 세워 나갑시다.
부디 을사년 한 해가 각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깃드는 해가 되기를 바라며,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불기 2569년 을사년 새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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