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를 맞는다. 새해에는 모든 국민들이 소망을 이루시기 바란다. 모두에게 아픔이 사라지고 보람의 나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무엇보다 나라가 평화롭고 우리 민족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새해 아침 이 같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 이뤄지도록 부처님 전에 기원해 본다.
그러나 기대와 설렘으로 맞아야 할 새해 아침의 마음가짐이 무겁기만 하다. 나라 상황이 너무나 엄중한 까닭이다. 지난해 12월 3일 늦은 밤, 조폭보다도 못한 ‘막가파식’ 대통령의 계엄선포 행태를 지켜본 사람들은 황당함과 함께 큰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국민의 피땀으로 이룩해 놓은 불가역한 민주주의 체제라 여겼던 대한민국이 최고지도자 한 사람의 어이없는 고집과 판단 때문에 한순간에 퇴행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절망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어처구니없는 계엄 선포는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그 파장과 후유증은 만만찮다. 세계 모두가 공인하는 모범적인 민주국가 한국이 졸지에 세계적 망신거리로 전락했다. 정치 외교적으로도 이번 계엄이 가져다준 충격과 리스크는 매우 크지만, 우리 경제에 준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특히 추락한 대외신인도는 당연히 수출 환율 주가 등 우리 실물 경제시장 전체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대통령이 자업자득의 내란혐의로 국회에 의해 바로 탄핵 소추당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검찰·경찰·공수처는 내란 중요 임무 종사자들을 체포 구속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속속 나오는 수사속보와 소식들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기 믿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이들은 모두 윤 대통령과 불법적인 계엄을 공모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국헌 문란 행위에 대한 진상규명과 단죄는 탄핵과 수사의 두 바퀴로 진행되는 것이 당연하다. 탄핵심판은 공정하게, 수사는 엄정하게 진행해 탄핵정국의 혼란을 조기에 종식해야 한다.
그러나 정작 내란수괴인 윤대통령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수령 거부하고 있고 수사기관의 소환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탄핵안 가결 후 담화에서 “내란혐의를 부인하고 포기하지 않겠다” 고 항변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듯하다.
윤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자신의 내란혐의를 벗어날 수 없고 ‘즉시 하야’의 들불 같은 국민 요구를 이길 수 없음을, 또 이 엄중한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음을, 국민이 피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죄, 국민을 부끄럽게 한 죄를 씻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당장 국민 대다수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을 멈추고 수사에 협조해야 하고 그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
나라 상황이 이 지경인데 여야 정치권은 모두 대통령 탄핵 후의 정치적 과실과 이해에만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뿐, 국민을 위한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새해를 맞는 국민 대다수의 절실한 희망은 경제 등 민생 문제의 해결일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이를 유념하고 하루빨리 탄핵정국에서 벗어나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정치에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새해 첫 아침을 맞는 오늘, 주위가 온통 안갯속이긴 해도 결코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또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 아무리 엄중하고 나라 사정이 어렵다 해도 새해를 맞는 기대마저 접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새해 아침, 우리 모두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가져 보자.
발행인 김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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