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 멸빈자 사면 위한 종헌개정안 입법예고
"94년 종단개혁 과정의 갈등 치유, 개혁의 완성 측면에서 의미 깊어"
대한불교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자광 대종사가 종단 대화합을 위한 멸빈자 사면을 요청하는 유시(諭示)를 발표했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은 종헌 제128조의 단서조항에도 불구하고 1회에 한하여 '멸빈징계를 받은 자'를 사면할 수 있도록 하는 종헌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불교인권위원회는 2월 4일 성명을 통해 "멸빈자 사면의 길을 마련한 원로회의 의장님의 결단과 총무원의 입법예고를 환영하며, 법안이 통과되기를 두 손 모아 기대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입법예고 법안은 1994년 종단개혁 과정 전후로 일어났던 종단의 갈등을 치유하는 것으로 개혁의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승가는 '부처를 이룬 자'들이 아니라 '부처를 향해 나아가는 자'들로서 사회의 모범집단으로 존경받는다"며 "부처님께서는 승가는 화합을 최우선으로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고 밝혔다. 이어 "1994년 당시 파화합(破和合)의 구성원들에게 멸빈이라는 가혹한 결정을 내렸다면 이번에는 화합이라는 승가의 본연에서 이루어진 일로서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불교인권위원회는 조선시대 500여 년간의 억불정책과 일제강점기의 사찰령, 그리고 해방 이후 미국 주도로 기독교 국가로 출범한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한국불교가 겪어온 역사적 시련을 언급하며 "1994년 종단개혁뿐만 아니라 불교교단 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들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한국불교의 정상회복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정리와 역사주권회복과 함께 한다"며 "이번 멸빈자 사면을 통해 종단은 화합을 더욱 공고히 하고, 그 역량을 집중하여 일제의 사찰령과 대한민국이 미국 주도의 기독교 국가로 건립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역사적 문제들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을 사부대중과 사회에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원로회의의 결정과 총무원의 결단이 법으로 제정되어 승가와 대한민국의 역사회복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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