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국보로 지정된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
목조건축 처마곡선 재현한 팔각원당형 부도 조형미 뛰어나
유일하게 탑전시설 흔적 간직, 석조미술사 중요 문화재로 가치 인정
국가문화유산청은 3월 12일 전남 곡성군에 위치한 조계종 제19교구 화엄사 말사인 태안사의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을 국보로 지정했다. 이 승탑은 통일신라 헌덕왕 이후 형성된 구산선문 중 하나인 동리산문을 창시한 적인선사 혜철(785-861) 스님의 부도로, 통일신라 불교미술의 뛰어난 조형감각과 기술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혜철 스님은 814년 당나라에 유학하여 선법을 전수받고 귀국한 뒤 동리산(지금의 백운산) 태안사에 머물면서 동리산문을 형성했다. 스님이, 입적한 뒤 신라 경문왕은 '적인'이라는 시호와 '조륜청정'이라는 탑호를 내렸다. 탑 비문에는 적인이라는 시호와 861년이라는 건립 시기가 명확히 기록되어 있어 팔각원당형 부도탑의 편년 기준작으로 큰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적인선사탑은 여러 석재를 짜 맞추어 조립한 가구식 기단 위에 팔각원당형 부도탑 형식으로 조성되었다. 탑 맨 아래 하대석에는 각기 다른 형상의 사자상이 양각되어 있고, 탑신석 양 옆면에는 목조건축의 기둥과 인방 등 목부재를 본떠 새겼다. 특히 문비와 사천왕상은 평면적으로 섬세하게 조각하여 하나의 조형물에서 역동성과 절제미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 승탑의 가장 큰 특징은 목조건축의 지붕 형상을 본떠 조각한 옥개석이 전통 한옥의 처마곡선과 목부재를 사실적으로 재현했다는 점이다. 전체적 비례감과 조형미가 뛰어나 예술적, 기술적 가치가 인정받았다. 또한 기단 주변에 남아 있는 4개의 주초석은 통일신라의 승탑 중 유일하게 예불 행위를 위한 탑전 시설을 갖추었던 흔적으로 추정되어 역사적 가치를 더한다.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이 승탑은 통일신라 후기 선종 불교의 도입과 전파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로, 당시 불교미술의 정교함과 예술성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한다. 태안사는 경덕왕(742-765) 때 신승이 대안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으며, 조선시대 이후 태안사로 사용되었다.
국가문화유산청은 "앞으로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소유자, 관리자 등과 지속적으로 협조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보 지정으로 태안사를 찾는 불교 문화유산 탐방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열 기자
http://www.bulgyonews.co.kr/news/38624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