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까지 눈이 내리더니, 이제는 꽃들이 몽우리를 펴며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꽃샘추위가 오는 봄을 시샘이라 하듯,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눈도 많이 내렸습니다. 얼마 전에도 꽃비 대신 눈비가 내려, 봄을 활짝 피우려는 꽃맞이 축제들이 취소되고 보류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는 봄을 막지 못합니다. 사람들도 하루가 멀다하고 변화가 심한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느라 심신이 나른해집니다. 이럴 때 정신을 바짝 차리면 화사한 봄기운을 받아 오히려 심신이 생기로워집니다.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는 세월이 지나면서 교학적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대승불교와 소승불교는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분파로 성장합니다. 대승불교와 소승불교는 각각의 교리와 실천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대승불교는 중생의 구제를 목표로 하는 포괄적인데 비해, 소승불교는 개인의 구제를 중시합니다. 즉, 중국을 비롯 한국 일본에서 많은 성장해 온 대승불교는 모든 중생의 구제를 목표로 하는 반면, 남방의 소승불교는 개인의 깨달음을 중시합니다. 어느 것을 더 뛰어난 것이라 할 수 없으나 부처님의 참뜻을 살펴보는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대승불교에서는 대승의 정신을 실천하는 수행자를 보살(菩薩)이라 부릅니다. 보살이란 위로는 진리를 추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하는 윈을 세운 수행자를 말합니다. 이는 수행자의 수행 목표를 자리(自利)와 이타(利他)의 측면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불자가 항상 자비를 행하고 부처님 교훈을 좋아하고 공경하며 그침과 관(觀)에 깊이 들어가 행조차 버리면 이내 편안하리.<법구경>
대승불교에서는 불교 수행을 하는 불자를 일러 보살이라 합니다. 이는 만인에게 불성이 있으며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된다는 사상에 따른 것이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보살의 의미는 상당히 넓어서, 초기 대승불교 계통의 승려 중에 수양이 뛰어난 사람을 의미하는 말로 쓰였고 지장보살, 관세음보살 등 신화적인 보살이 더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후기 대승불교의 보살들은 단순히 부처가 되기 위해 수행하는 자라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며 부처보다 등급이 낮은 존재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깨달음을 얻고 열반에 든 부처나 나한(아라한)보다 보살이 더 대승불교의 이상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맛지마 니까야>라는 경전에 보면 석가모니 부처 역시 인간 세상에 화생하기 직전에는 천상에서 호명보살이라는 이름의 보살로써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관음삼매경>에 따르면 관세음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보다 먼저 부처가 된 정법명왕여래로 석가모니 전생의 스승이었는데 중생 구제를 위해 스스로 부처에서 보살로 내려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티베트 불교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티베트 불교만 봐도 최고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관세음보살의 화신이고, 2인자인 판첸 라마는 아미타불의 화신이라 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보살의 의미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이런 의문이 바로 올바른 수행자로 살고자 하는 보살의 삶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지장보살의 경우 지옥의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부처의 경지에 이르렀음에도 지옥의 중생들이 모두 열반할 때까지 부처가 되는 것을 미루겠다고 하여 보살로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역시 원래는 부처지만 불법을 통한 중생의 계도를 위해 보살로 내려왔습니다. 특히 문수보살은 과거 7불의 스승입니다. 중국 산시성의 오대산(우타이 산)은 문수보살의 성지이며, 강원도 오대산 역시 문수보살의 성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보살의 행은 어떠해야 할까요? 멀리 생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잘 알고, 악을 멀리하고 선을 행하는 것이 가장 보살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가 희생을 해서라도 이웃들의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우리는 그를 올바른 수행의 길을 걷는 수행자이며 보살행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살은 나와 내 이웃들이 모두 깨달음의 길로 들어서고 모두가 행복해 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그런 점에서 달라이라마는 ‘깨달음을 얻으려는 우리의 목적은 모든 중생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가르침은 참으로 시의적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상을 이익되게 하기위하여 우리 자신을 내리고 이웃에게 헌신하는 보살행은 대승 불자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덕목입니다. 오늘 우리는 그 귀한 수행의 길목에서 최선을 다해 정진하는 대승보살입니다. 매사 감사하는 마음, 부족하다 여기는 마음, 나로 인해 모든 이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마음, 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 우리들이 있어 오늘도 이 세상은 살만한 세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해사 회주 무공 스님
http://www.bulgyonews.co.kr/news/38653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