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 스님의 금강경 강설
진우 스님 강설
김영사
2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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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 |
불교 경전 가운데 《반야심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경전은 《금강경》이다. 조계종, 태고종 등 전통종단의 소의경전이기에 해설서, 번역서 등도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이번엔 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펴낸 금강경 강설이다. 스님이 10대 후반 절망의 나날 속에서 헤맬 때 《금강경》이 눈에 들어왔다. 당시 널리 읽혔던 신소천(申韶天) 스님의 《금강경 강의》를 숙독한 뒤 내면의 번민이 멈췄다. 수행의 고비마다 《금강경》은 먼지를 씻어주는 단비처럼 스님을 맑혀 주었다. 진우 스님은 《금강경》이야말로 중도(中道)와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지남(指南)의 경전이라고 확신한다.
2020년 교육원장 소임을 맡은 뒤 다시 한번 신소천 스님의 《금강경 강의》를 펼쳤다. 새벽마다 아무런 참고 자료 없이 오직 신소천 스님의 글만 읽으며 자기 생각을 덧입혀 나갔다.
신소천 스님이 저술한 《금강경 강의》(1936년)는 앞 사람들의 학설이나 주석에 의존하지 않은 독창적인 강설로 당시에는 전인미답의 강의서라 불렸다. 대한제국이 선포된 1897년 출생한 스님은 독립의 길을 찾던 중 《금강경》의 공사상에서 국가와 민족을 구할 하화중생의 길을 찾았다. 신소천 스님의 사상에는 ‘관념적이 아니라 구세(救世)와 구국(救國)의 구체적 방안을 실천하려는 치열함’이 담겨 있다. 이른바 실천불교를 지향하는 선두 주자인 셈이다.
스님은 “불교는 지극히 현실에 적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살아 있는 현실 불교가 되고 나의 부처님이 된다”며 신소천 스님의 말씀을 되새긴다. 그래서 진우 스님은 어려운 교리적 해설보다 현실의 삶 속에서 분별을 여의는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변의 일상적인 경험을 소개하며 그때그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를 간결하고 분명하게 전한다.
진우 스님은 “좋다거나 싫다거나 무엇도 분별하지 않고 어떤 감정도 일으키지 않으며, 다만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일에만 집중하라”고 주문한다. 간단하고 명료한 일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꾸준히 정진해야 함을 스님은 거듭거듭 말한다. 누구나 겪을 법한 경험담을 풀어내며 다정하고 친근하게 일상의 언어로 우리 안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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