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 스님 "탐진치 삼독심 내려놓고 선명상으로 지혜 키워야"**
이헌승 정각회장 "연등 불빛이 변화의 시작 되길"
국회 정각회(회장 이헌승)가 국회의사당 중앙 잔디광장에서 4월 16일 저녁 7시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점등식'을 봉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진우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등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지도자들과 우원식 국회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진우 스님은 치사를 통해 "지금 우리 사회는 대립과 갈등이 깊어지고, 국회 역시 정쟁으로 점철된 현실 속에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고 있다"며 "부처님 가르침을 되새겨 서로를 이해하고 한 걸음씩 양보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진우 스님은 "정치인들은 탐욕과 성냄, 어리석은 생각, 즉 탐진치 삼독심을 당장 내려놓아야 한다"며 "선명상을 통해 마음공부를 하면 지혜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법문했다. 이어 "화합과 원융의 정신으로 서로 손을 맞잡을 때 우리는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헌승 정각회장은 점등사에서 "오백 년을 이어온 연등의 전통은 서로의 마음을 밝히며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실천의 상징"이라며 "여러 정치적 혼란 속에서 오늘 함께 밝히는 이 연등 불빛이 대한민국을 다시 밝히고, 우리 모두의 삶에 따뜻한 변화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중앙광장을 밝힌 봉축탑은 국보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중앙탑)을 재현해 제작됐다. 이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중심을 잡아 세상을 평안하게 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엄중한 국면을 지나 헌법 질서를 회복하고 우리 사회는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있다"며 "부처님의 지혜와 화합 정신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따뜻한 사회, 모두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며 "더불어민주당도 공존과 상생의 정치로 보답할 것"을 다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부처님의 자리이타 가르침을 깊이 새겨 권위가 아닌 책임으로, 국민의 삶을 살피며 중도의 정치로 국민통합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각회는 진우 스님에게 산불 피해 복구 기금 300만원을 전달하며, 피해 사찰과 이재민들의 빠른 일상 회복을 기원했다. 점등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능원 정사,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등 종단협 지도자와 주호영, 서영교, 김영배, 김병주, 이수진, 민병덕, 김석기, 김재원 의원 등 국회 정각회 회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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