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안팎에서 전법·포교를 거론할 때 등장하는 사례 중 하나가 바로 대만불교다. 한국교수불자연합회가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의 하나로 개최한 불교미래포럼 역시 그 주제가 ‘대만불교에 길을 묻다’여서 대만불교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대만불교는 지난 수십 년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법고산(法鼓山), 자제병원(慈濟), 불광산(佛光山) 등 주요 불교 단체들은 대중 친화적이며 현대 사회에 부합하는 전법·포교 활동을 통해 불교를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대만불교의 성공은 단순한 교세 확장에 그치지 않고, 사회 봉사, 교육, 문화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는 데 있다. 무엇보다 대만불교는 ‘삶 속의 불교’를 실천하는 데 집중했다. 불교를 일상과 분리된 신앙 행위로만 머물게 하지 않고, 자원봉사, 복지, 의료, 교육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사회적 신뢰를 쌓았다. 이를 통해 대중은 불교를 단순한 종교가 아닌, 삶을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드는 길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또한 대만불교는 포교 방식을 현대화하고, 소통을 중시했다. 미디어와 인터넷, 출판, 문화예술 등 다양한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불교의 메시지를 젊은 세대와 글로벌 사회에 맞게 재해석하고 전달했다. 형식보다는 내용에 집중하며, 친절하고 따뜻한 언어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풀어내는 노력이 대중의 마음을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국불교는 오랜 역사와 깊은 전통을 자랑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 전통에 갇혀 변화하는 세상의 요구를 외면해온 측면도 있다. 포교는 사찰 중심, 행사 중심으로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고, 사회적 약자와 청년 세대, 다문화 사회 등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데는 부족함이 있었다. 이제 한국불교도 대만불교처럼 불교의 정신을 현대 사회의 문제 해결과 연결 지어야 한다. 봉사와 복지, 환경보호, 인권운동 등 삶의 현장에서 불교적 가치를 실천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야 한다. 또한 젊은 세대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전법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자비’와 ‘연대’의 정신이다. 대만불교 단체들은 재난구호와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불교의 자비 정신을 실천하며, 종교를 넘어서는 신뢰를 얻었다. 한국불교 역시 자비를 말로만 설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또한 불교 자체를 폐쇄적인 공동체 안에 가두지 않고, 사회 전체의 삶과 연결하는 ‘열린 불교’로 나아가야 한다.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다양한 종교 및 시민사회와 협력하며, 불교가 공동체 전체의 행복에 기여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대만불교의 사례는 변화와 혁신이 결코 전통을 부정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살아 있는 전통은 시대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대만불교는 지난 수십 년간 ‘현대화’, ‘국제화’, ‘사회참여’ 전략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활동을 전개해왔다. 그들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때 한국불교는 다시 대중의 사랑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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