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법신(法身)은 허공과 같고
원만 보신(報身)은 허공에 뜬 해며
천백억 화신(化身)은 해가 비추는 것
존재원리의 제일근본을 자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를 바로잡고 고쳐야만 우리의 현실속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현상들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러면 먼저 나라는 생각이 잘못됐다면 그 대신에 나를 어떻게 바꿔야 할까. 지난 시간에 이에 대해 우리는 정과 혜를 세상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즉 정은 혜의 근본이요, 혜는 정의 작용이니, 혜가 작용할 때 정이 혜에 있고, 정이 존재할 때 혜가 정에 있다고 했다. 정과 혜는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것이다.
이렇게 둘로 구분했다. 이번에는 셋으로 나누어 우리의 존재를 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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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우스님 |
삼신
우리의 존재를 둘로 나누었다, 셋으로 나누었다 하니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데 스님은 더 세밀하게 나누어 설명하면서 그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고 했다. 우리가 우리의 존재원리를 온전히 인식해야만 행복하게 살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항상 내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사고하고 행동해 왔다. 이러한 생각이 사람들의 시야를 좁히고 사고를 좁힌다. 이로인해 고통이 일어나고 불이익이 생기면 화를 내고 증오심도 일으킨다. 내다 니다 하는 분별심으로 자기를 보는 생각을 바꾸면 자기에게 불쾌한 말을 하는 사람에게도 화를 내지 않고, 상대를 연민의 대상으로 보게 된다.
이렇게 자신의 존재원리를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스님은 누구나 삼신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청정법신비로자나불, 원만보신노사나불,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 이 세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음을 볼 때 행복의 길을 찾아갈 수 있다. 법신, 보신, 화신 이러한 삼신이 나의 의식을 바꾸고 생활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렇게 보아야 한다고 했다.
법신불은 청정법신비로자나불이니 즉 허공과 같은 것이다. 내다 니다, 깨끗하고 더럽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없는 것이다. 보신불은 원만보신노사나불이니 허공에 해가 있는 것이다. 화신불은 석가모니불이니 허공에 떠있는 해가 온 우주에 햇빛을 비추는 것과 같다.
허공과 같은 마음에는 구별하지 않으며, 오염되지 않은 깨끗함뿐이다. 상대를 볼 때 이렇게 큰마음으로 보면 못받아들이는 것이 없고 항상 행복하다. 모든 갈등의 원인은 우리의 마음이 무엇인가를 분별하고 바로 못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색신인 몸둥이가 그대로 3신이다. 반야심경에 오온이 공함을 비추어 보고 모든 고통에서 벗어났다고 했으니, 오온이 곧 공이며, 오온 속에 청정법신불이 있으니, 청정법신이 공이다. 말만 다를 뿐이다. 그 공속에 아무것도 없는 무기공이 아니고 해도 있고 햇빛도 비추고 있으니 허공과 같은 법신과 천백억화신, 원만보신이 모두 함께 있는 것이다. 색신은 집이며, 집주인은 마음이니, 세상 사람이 똑같이 다 가진 것이다. 사람과 짐승만이 아니라 태란습화로 태어나는 모든 생명이 다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생들이 미혹해 이를 보지 못한다. 자기가 법신불, 보신불, 화신불인 줄 모르고 밖으로 부처를 찾아 헤맨다. 자기 안에 있는 것을 자꾸 밖에서 찾고 있다. 돈이나 행복, 명예 등 모든 것을 밖에서 추구한다. 부처님은 중생들에게 안으로 돌이켜 찾으라고 한다. 그럴 때 밖으로 추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질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마음도 굉장히 편안하고 행복해진다고 가르친다.
이렇게 부처님 말씀대로 살면 완전한 행복을 이룰 수 있다. 밖으로만 무엇인가를 찾다보면 찾는 것 자체가 고통이고, 얻어지지 않아서 고통이니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는가.
자기의 법성 속에는 세성품의 부처님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를 보지 못하고 몸둥이만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잘못된 생각이며 자신을 불행하고 괴롭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그러면 어떤 것을 깨끗한 법신이라 하는가. 예를 든다면 혜가스님이 달마스님에게 불안한 마음을 고쳐달라고 했을 때 달마대사가 불안한 마음을 가져오라고 하신 것이고, 문둥병에 걸린 승찬스님이 자신의 죄가 많아서 그렇다며 죄를 참회하게 해달라고 2조 혜가스님에게 말했을 때 혜가스님이 죄를 가져오라고 한 것이 모두 이것이다.
오늘 내강의를 듣고 있는 놈이 누구인가. 이게 자성이고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다.
세몸의 부처는 자성으로부터 생긴다. 기쁘다 슬프다 하는 모든 것들이 거기서 생긴다. 성품은 본래 깨끗하지만 만가지 법이 전부 법성에서 나온다. 모든 악한 일을 생각하면 악이, 착한 생각하면 선이, 슬픔, 화나는 생각도 모두 거기서 나오니 자성은 모든 것을 만드는 공장이다.
악(惡)을 생각하면 악(惡)이나오고
선(善)을 생각하면 선(善)이 나온다
자성(自性)은 모든 것을 만드는 공장
해와 달은 허공에서 항상 밝다. 구름으로 가리워져 있기 때문에 어두울 뿐이다. 구름이 내다니다하는 분별심이다.
다시 말하면 허공은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고, 해는 보신불이며, 햇빛이 비추는 것이 화신불이라고 했다. 그러면 법신불은 왜 듣고 보고 하여 화신불로 모든 것을 일어나게 하고 나쁜 생각까지 일으키게 만드는가.
한 생각이 착하면 지혜가 생겨난다고 했다. 있다 없다, 좋다 나쁘다, 밉다 곱다 하는 이분법적 생각이 없으면 그것이 착한 생각이다. 이것이 중도이다.
어떤 것을 원만보신불이라 하는가. 항상 미래의 생각이 착한 것이 보신이다. 결국은 오온이 공함을 비추어보고, 법신은 허공이니, 색신인 몸둥이도 법신인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사원(사홍서원)
불자로서 중생을 제도하고, 번뇌를 끊고, 법문을 배우고, 불도를 성취하겠다는 것이 네가지 원력이다. 우리가 3신불임을 알았으면 이를 실천하자는 것이다.
중생제도는 누군가 제도해 주는 것이 아니라 각기 자기의 몸에 지니고 있는 성품으로 스스로 제도하는 것이다. 누구나 다 갖고 있는 것을 모르고 산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미망을 없애라는 것은 어리석다 지혜롭다를 뛰어넘는 두견해를 극복하라는 것이다. 이분법을 뛰어넘는 것이 중생제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리고 번뇌를 끊는 것은 마음에 있는 허망함을 제거하는 것이고, 법문을 배운다는 것은 바른 법을 배우는 것이며, 불도를 성취하는 것은 미망함을 없애는 것이다. 위없는 바른법은 중도를 말하며, 중도를 알아야 올바로 깨치는 것이다.
참회
참은 종신토록 죄를 짓지 않는 것이고, 회는 과거의 잘못을 아는 것이다. 영원히 끊어서 짓지 않는 것이 참회라고 했다. 무상참회는 니다 내다, 좋다 나쁘다 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하지 않고 중도를 이해하며 하는 참회를 말한다.
하지만 영원히 끊는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니다 내다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하지 않는 것을 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부처님은 중도를 깨달았다. 부처님은 불성을 깨달았다. 중도와 불성은 같은 것이다. 이분법이 없는 자리가 중도다. 쌍차는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고, 쌍조는 천백억화신과 원만보신을 의미한다. 중도를 이해하면 삼신을 다 이해할 수 있고, 쌍차쌍조가 되면 어리석지 않게 된다.
삼귀의
삼귀의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한다는 불자들의 선언이다.
깨달음의 양족존에게 귀의하며
바름의 이욕존에게 귀의하며
깨끗함의 중중존에게 귀의한다.
여기서 부처란 깨달음이요 법이란 바름이며 승이란 깨끗함이다. 불법승을 합쳐 놓은 것이 중도이다. 욕심을 떠나 자족할 줄 아는 것, 애착심이 없는 것, 자성이 물들지 않는 것이 삼귀의의 의미이다.
성공(성품이 공하다)
성품이 공하다, 비었다는 것은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을 말하는 것이다.
마하반야바라밀은 저언덕으로 간다는 의미인데 중도를 깨달았다는 뜻이다. 중도를 알면 마하반야바라밀이 그속 에 다 있다.
마하는 큰 것으로 마음이 한량없이 넓고 커서 허공과 같으나 빈마음으로 앉아 있으면 무기공에 떨어진다고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자성자리는 허공이 온 우주를 다 포함해도 남을 정도로 큰 것처럼 그 속에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다.
반야
반야는 지혜이니 어리석지 않다는 의미이다. 지혜로우면 경계에 끄달리지 않고, 어리석으면 화를 쫓아 경계에 끄달리게 된다. 어리석다는 것은 내다 니다에 집착하는 것이고, 지혜로운 것은 니다 내다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그치는 것이다. 쌍차하면 지혜로운 사람이고, 쌍차를 못하고 지배받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반야지혜는 얘기만 듣고 끝나서는 안되며, 실생활에 써먹어야 한다. 이분법적 사고를 하는 것이 어리석은 것이기 때문에 공부는 쌍차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면서 공부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것을 모르면 아무리 오래 앉아 있어도 한걸음도 나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이론을 공부하고 참선하자고 내가 나선 것이다.
근기
혜능스님은 금강경 구절을 한번 듣고 깨달은 상근기로, 깨달음의 원인인 금강경을 중시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 머무는 바없이 그 마음을 내라는 구절을 듣고 내다 니다라는 분별심을 없애고, 악도 선도 생각하지 않았으니 쌍차이고 쌍조이다. 이것이 근본이다.
높은 사람이라 한다. 근기가 낮은 사람은 폭우에 풀잎이 떠다니 듯하고, 근기 높은 사람은 바다에 비가오는 듯하다고 했다. 중도를 모르는 사람은 문자에 끄달리고, 중도를 아는 사람은 문자를 통해 내면의 의미를 본다. 따라서 마음평수를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중도를 깨닫자는 얘기다.
정리=한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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