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의 요체는 불지견 개시오입 하는것
부처님의 깨달음의 지견을 열어서 보이고
깨쳐서 깨달음의 지견에 들어가는 것이다
중생지견 열지말고 부처님의 지견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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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우스님 |
수행
강의에 앞서 견성에 대해 한마디 더 해야 할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러면서도 불행해질 일만을 반복한다. 행복하기 위해서 견성해야 한다. 나와 남을 나누고, 이분법적으로 내가 있다고 생각하며 생활하면 그 대상이 무엇이든 집착하게 되고 괴로워 진다. 이 때문에 대상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견성해야 한다. 견성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모든 생명이 중도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중도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면 수행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수행은 꼭 절에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어디서든 할 수 있다. 어떤 마음으로 그곳에 머무느냐가 중요하다.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이 짜증나고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한다면 능률이 오르지 않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면 일도 잘되고 보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견성하려는 것은 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함인데, 내가 있다는 생각으로 생활하면 짜증나고, 화나고, 섭섭한 일이 많아진다. 이 때문에 견성하지는 못했어도 내가 중도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만으로도 삶이 훨씬 편해진다.
얼마전에 가톨릭에서 불교로 개종한 신도가 사찰을 쫓아 다니더니 견성했다고 찾아온 적이 있다. 이 신도를 가르치기 위해 “이 방안에 불이 꽉 찾는데 어떻게 살아가겠느냐”는 선요에 나오는 어려운 화두를 던진 적이 있다. 이 때 그 신도가 꼼짝을 못하더라.
이처럼 걸음마도 안된 사람이 견성했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 육조단경 읽는 것이 걷는 연습을 하는 것이고, 착실히 가는 것이다. 앞질러 참선에 나서는 것보다 연습부터 하는 것이 생활에 훨씬 도움이 되고 효과가 있다. 걷지도 못하면서 난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기본부터 배워야 한다.
수행은 세속에서도 가능한 것이다. 절에 있으면서 닦지 않는 사람보다 세속에 있으면서 닦는 사람이 더 낫다. 닦지 않으면 극락에 있으면서 마음은 지옥에 있는 사람이다.
공부하면 부러워하는 마음 없어진다. 나는 공부하고 비교 안하는 것 배웠다. 열심히 성실히 살아라. 행복하고 불행한 것은 마음에 있지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깨끗하다는 것은 이분법적 사고를 안하는 것이고 내다 니다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은 마음이 깨끗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 세속에서는 어떻게 닦는가. 혜능대사가 게송으로 이르기를 이분법적 사고를 하지 말고 마음을 깨끗하라고 했다.
도인이 되면 설법도 통달하고 마음도 통달한다. 이것이 도인들의 마음 현상이다. 이런 분은 중도로서 사고하고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어 사고 한다. 말은 어눌해도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이야기 하기 때문에 보통과 다른 것이다.
이는 구름이 걷히고 해가 밝게 비추는 것과 같다. 이것은 상대긍정이 아니라 절대긍정이다. 자기도 행복하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도 행복하다. 여기서는 오직 돈교의 법만을 전하여 좋다 나쁘다는 사고를 하는 삿된 것을 타파하고 깨우쳐 준다.
중도하겠다는 마음을 내어 이분법적 사고 없애기 위해 화두를 드는 것이다. 화두드는 것은 마음속에 해가 떠오르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다. 삿됨(이분법적 사고)은 번뇌를 인연하고, 바름(중도)이 오면 번뇌가 없어진다. 보리는 본래 깨끗하나(이분법적 사고 안하는 것) 마음 일으키는 것이 곧 망상이다. 그러므로 허물은 허상이니 드러내어 자기에게 있게 하라. 경허스님이 문둥병환자와 함께 있는 것이 그런 경지가 아니겠는가.
중도를 알면서 일어난 변화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존경하고 인정한다
어디서든 주인의 마음을 낸다
형상이 있는데 도가 있으니 도를 떠나 따로 도를 찾아서는 안된다. 이것이 중도적인 행동이다. 이분법적 사고를 하는 한 절대로 도를 보지 못한다. 도를 닦는 사람이라면 세간의 잘못을 보더라도 자기의 잘못으로 보아야 한다. 중도로 보면 남의 잘못을 보며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연민하게 된다. 이렇게 생각도 달라지지만 감정도 달라진다.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 행복하게 살도록 해야 한다.
행화(교화를 행하심)
이 게송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떨어져 있어도 항상 혜능 곁에 있는 것과 같다. 이렇게 말하고 조계산으로 돌아갔다. 혜능대사는 조계산 남화사와 남쪽의 국운사를 오가며 살았다. 대사가 조계산으로 들어가 사십여년동안 교화를 펼쳤다.
혜능대사는 당시 제자들에게 단경을 필사해 보도록 했는데 이것이 근대에 영국탐험대에 의해 돈황에서 발견된 것이다. 영국 도서관에 있던 단경을 일본인이 가치를 알고 열람한다고 들어가 사진으로 찍어와 출판하기 시작하면서 단경이 알려지게 됐다. 이 책을 성철스님이 구해 번역한 것이다.
돈수(단박에 닦음)
닦는 것에는 돈수와 점수가 있다. 전기에 비유한다면 돈수는 모든 전등이 한꺼번에 켜지는 것이고, 점수는 한등씩 켜지는 것이다. 깨달음에 가는 것은 빠르고 느림이 있을 뿐 하나이다. 어느 것이 옳다 나쁘다 할 수 없다. 당시 사람들은 남쪽은 혜능이요, 북쪽은 신수라고 했다. 신수는 옥천사에 머물렀고, 혜능은 조계산에 머물러 이렇게 남쪽과 북쪽이라 하게 됐다.
신수는 혜능의 법이 빠르다는 말을 듣고 제자를 보내 알아보게 했다. 혜능에게 보내며 신수가 보냈다는 말을 하지 말고 어떻게 가르치는지만 알아서 빨리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분부를 받은 지성스님은 혜능에게 가 어디서 왔다는 것을 숨기고 법문을 들었다. 그리고 법문 말미에 문득 깨달았다.
이에 혜능에게 나아가 스스로 말하기를 “제자는 옥천사에서 왔습니다. 신수스님 밑에서는 깨치지 못하였으나 큰스님의 법문을 듣고 문득 본래의 마음에 계합하였습니다.”하였다.
대사 “너의 스승이 가르치는 계정혜는 어떤 것인가.”
지성 “신수스님은 계정혜를 말하기를 모든 악을 짓지 않는 것을 계라하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는 것을 혜라고하며, 스스로 그 뜻을 깨끗이하는 것을 정이라고 합니다.”
대사 “너는 나의 말을 듣고서 나의 소견을 보라. 마음의 땅에 그릇됨이 없는 것이 자성의 계요, 마음의 땅에 어지러움이 없는 것이 자성의 정이요, 마음의 땅에 어리석음이 없는 것이 자성의 혜이니라. 나의 계정혜는 높은 근기의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니 자기의 성품을 깨치면 또한 계정혜도 세우지 않느니라.”
지성 “그러면 세우지 않는다는 뜻은 어떤 것입니까.”
대사 “자기의 성품은 그릇됨도 없고 어지러움도 없으며 어리석음도 없다. 생각생각마다 지혜로 관조하여 항상 법의 모양을 떠났는데, 무엇을 세우겠는가. 자기의 성품을 단박에 닦으라. 세우면 점차가 있으니 그러므로 세우지 않느니라.”
불행(부처님의 행)
법달이라는 스님이 7년동안 항상 법화경을 외며 가까이 했는데 마음이 미혹하여 의심이 풀리지 않아 대사에게 의심을 풀어주기를 청했다.
대사가 법달에게 법화경을 읽으라고 했다. 이는 대사가 글자를 모르기 때문에 읽는 것을 듣고 가르쳐주기 위해 말한 것이다. 혜능대사가 법달이 법화경을 읽는 것을 듣고 법화경을 설했다.
“법달아 법화경에는 많은 말이 없다. 일곱권이 모두 비유와 인연이니라. 부처님께서 널리 삼승을 말씀하심은 다만 세상의 근기 둔한 사람을 위함이다. 경 가운데서 분명히 삼승이 있지 아니하고 오로지 일 불승 뿐이라고 하셨느니라.”
경에 이르기를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오직 일대사 인연 때문에 세상에 나타나셨다”고 하셨다. 이 법을 어떻게 닦을 것인가?
사람의 마음이 이분법적 사고를 하지 않으면 본래의 근원이 고요하여 삿된 견해를 떠난다. 이것이 곧 일대사 인연이다. 화두를 들다보면 동정일여가 온다. 움직이든 가만히 있든 화두를 놓지 않게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몽중일여가 오는데 꿈속에서 잠재의식의 이분법적 사고가 떨어져나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숙면일여는 무의식의 이분법적 사고까지 떨어져 나가는 경계이다.
이렇게 안팎이 미혹하지 않으면 곧 양변을 떠난다. 대상물을 있다고 생각하면 모양에 집착하게 되며, 없다고 생각하면 공에 집착한다. 모양에서 모양을 떠나고 공에서 공을 떠나는 것이 곧 미혹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법을 깨달아 한생각에 마음이 열리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이다. 이분법적 사고를 안하면 견성은 저절로 되는 것이다.
이렇게 부처님의 지견을 여는 것이다. 부처님의 깨달음의 지견을 여는 것(開)과 깨달음의 지견을 보이는 것(示)과 깨달음의 지견을 깨침(悟)과 깨달음의 지견에 들어가는 것(入)이다. 곧 깨달음의 지견으로 자기의 본래 성품을 보는 것이 곧 세상에 나오는 것이다. 중생의 지견을 열지 말고 부처님의 지견을 열어 세상에 나오는 것이 출세(出世)이다. 이것이 법화경의 일승법이다. 너는 오직 일불승만을 의지하라.
이렇게 대상을 굴려야지 대상에 굴림을 당해서는 안된다. 대사가 말하길 “부처님 행이 곧 부처님 이니라.” 수처작주라 어디가든 주인이 되라는 뜻이다. 주인이 돼야지 머슴으로 살면 안된다는 가르침이다.
나는 중도를 알면서 4가지 변화를 겪었다. 그 첫째는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다른 사람을 존경하게 되었다. 내가 하는 일만 의미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는 일도 모두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하게 되고, 그 일의 가치와 의미를 알게된 것이다. 셋째는 수처작주, 즉 내가 어디서든 주인으로 행동하고 마음을 내라는 것이다. 넷째는 어떤 사람이라도 상대를 인정하게 된 것이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아 일어나는 갈등이 우리사회에 참 많다.
육조단경에서 나는 이 네가지를 이해했는데 모두 이렇게 자신의 인생을 배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그 내용은 사람마다 꼭 같을 수 없다. 삶 속에서 이것을 해결하면 그 다음에 참선에 관심을 갖게 된다. 걷지도 못하면서 날겠다는 사람은 한심한 사람이다. 일단 이론적으로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며, 그다음에 수행으로 들어가면 된다.
참선한다고 책을 못보게 한 것이 아니라 책을 보고 공부하라고 가르친 것이 성철스님이다. 정리=한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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